쇠고기 이력제 '유명무실'...학교 급식 25.6% 원산지 세탁
쇠고기 이력제 '유명무실'...학교 급식 25.6% 원산지 세탁
  • 남라다
  • 승인 2012.11.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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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감사원 조사때도 수입 쇠고기 이력 위반 9개소 적발돼...대책마련 시급



[이지경제=남라다 기자] 정부가 역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쇠고기 이력제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들어 서울 시내 학교급식용으로 유통되는 쇠고기 중 25.6%가 도축 당시 DNA와 '불일치'해 충격을 주고 있다. 또 두 달 전에도 수입산 쇠고기가 유통과정에서 2만kg 가량이 사라지는 등 이력제 운영이 허술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009년 6월부터 시행된 쇠고기 이력제는 당초 광우병 등 이상이 있는 쇠고기를 계산대에서 걸러내겠다던 취지와 달리 유통과정에서 원산지나 품질 등급 등이 조작되고 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학교급식용으로 유통된 쇠고기 표본 109건에 대한 DNA 동일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28건이 불일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한우 불일치가 15건, 육우 불일치가 13건이었다. 시중 식육포장처리업소에서 유통 중인 쇠고기 표본 564건 중에서는 모두 17건이 불일치했다.

 

쇠고기 유통이력관리시스템은 수입 쇠고기의 유통경로를 관리 및 추적하는 시스템으로, 모든 소에 주민등록번호인 식별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사육에서 도축, 가공, 판매 등 유통의 전 과정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이력제는 본래 소가 광우병 등 질병에 걸리거나 위생·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력을 추적해 감염 경로나 발병 원인 등을 찾고 즉시 회수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이번 학교급식용 쇠고기의 DNA 불일치 사건 이전에도 수입산 쇠고기 이력도 부실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감사원 조사에서도 쇠고기 이력제의 부실 운영이 확인된 바 있다. 수입쇠고기에 대한 관리 또한 구멍이 난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9월12일 발표한 ‘2011년 11~12월간 수입 농식물 유통관리실태 감사' 결과, 쇠고기 유통이력관리시스템의 매출·매입 내역이 불일치하거나 아예 기록이 누락됐다.

 

이와 더불어 수입 쇠고기 거래내역 등이 나타난 전산 기록이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A 수입 업체는 지난해 8월 수입 쇠고기를 2만1998㎏ 구입해 B사 등 115개 업체에 2만1346㎏을 팔았지만 이들 업체가 사들인 2만1346㎏의 수입 쇠고기 유통 경로, 구입처, 재고 상태 등을 알 수가 없다.

 

감사원 관계자는 행방이 묘연한 쇠고기가 어떤 유통 경로로 팔렸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 사라진 고기가 광우병 고기라는 게 밝혀져도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소 DNA를 보관하고 DNA 동일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축산물품질연구원은 앞으로 서울시 식품안전과, 농수산물유통공사, 서울시교육청 등과 협조해 급식재료에 대한 점검·검사를 강화하고 학교급식뿐 아니라 유통 쇠고기에 대한 DNA 동일성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남라다 nr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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