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남라다 기자] 내년 소매유통업 실질 성장률은 0%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시장규모가 올해보다 3.2%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와 학계·관련 단체 유통전문가 80명을 대상으로 '2013년 소매유통업 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 소매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3.2% 늘어난 240조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로 추정된 4.2%보다 1.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국내경기 둔화, 가계부채 증가, 대형유통점 규제강화 등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3%대에 가까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성장률은 제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태별로는 편의점(16.8%)과 인터넷몰(10.9%), TV홈쇼핑(10.5%)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편의점은 경기불황으로 자영업자의 창업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영업규제의 반사이익 효과를 누려 16.8%의 높은 성장세와 함께 시장규모도 1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점포수가 올해 2만4400개로 지난해(2만1120개) 대비 15.5% 증가하고 내년에도 약 2600개가 새로 문을 열 것으로 보여 편의점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넷쇼핑몰(10.9%)과 TV홈쇼핑(10.5%)도 경기침체에 따른 합리적 소비성향 확산에 힘입어 내년에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인터넷몰의 성장요인을 묻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합리적 소비트렌드 확산'(22.8%)을 가장 많이 꼽았고, '경쟁적 판촉경쟁에 따른 시장 확대'(16.8%), '모바일쇼핑 확산'(16.8%) 등 순이다.
TV홈쇼핑 인기 요인으로는 '알뜰?절약소비 확산'(22.6%), '서비스 상품 등 다양한 상품개발 노력'(20.8%), '중소기업 홈쇼핑 개설'(14.2%), '홈쇼핑에 대한 신뢰도 향상'(10.4%) 등을 차례로 들었다.
'슈퍼마켓'(3.8%)도 비교적 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근거리·소량구매 소비경향 확산'(23.9%)과 '대형마트 영업규제 강화'(21.2%)라는 긍정적 요인이 '소비심리 악화'(15.0%), '대형마트·온라인·편의점 식품강화'(14.2%) 등 부정적 요인보다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내년 백화점 성장률은 최근 3년간의 연평균성장률 11.0%의 절반수준인 5.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경기침체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고가상품 판매부진'(19.6%), '합리적 소비패턴 확산'(11.2%), '부유층 소비심리 악화'(9.3%) 등의 부정적 요인이 '외국인 관광객 증가'(14.0%), '신규출점 강화 및 기존점포 리뉴얼'(11.2%) 등의 긍정적 요인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역시 내년 성장률이 2.1%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영업규제 강화'(26.6%), '신규출점 한계'(26.6%), '온라인·슈퍼마켓 등 타 업태와의 경쟁심화'(10.1%) 등이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전통시장(-2.7%)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내년 세계경제 불황이 예상되고 국내 1~2인 가구비중이 증가하면서 소량구매 소비경향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업체들은 저가상품 라인확대 등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고, 아울러 내수시장에 안주하기보다는 대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야만 불황을 타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라다 nrd@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