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꼼수' 상생안 수용 논란
유통공룡 '꼼수' 상생안 수용 논란
  • 남라다
  • 승인 2012.11.15 18: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인들과 마찰중인 곳은 입점 허용, 수도권과 광역시 포기 안해


[이지경제=남라다 기자] "상인을 대표해서 간 분들이 유통공룡들 들러리 선 거 밖에 안돼"

 

유통공룡과 중소상인들간 상생 명목에 의해 자율로 구성된 유통산업발전협의회가 15일 첫 회의를 통해 상생안을 내놨다. 하지만 유통재벌들에 유리하게 협의됐다며 시장 상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현재 대형마트 입점을 놓고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매장들의 개점을 사실상 허용하면서 중기청의 중재로 사업조정이 진행 중인 곳들에 대형마트들의 영업 개시가 가능해져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SSM)의 신규출점 지역을 제한한 데 대해서도 실효성이 미비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지식경제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전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대중소유통업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상생방안을 합의했다.

 

이날 합의된 내용으로는 대형마트 3사와 SSM 4사는 골목상권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5년까지 신규출점을 자제하기로 했다. 신규 출점에는 토지, 건물매입, 입점계약, 점포등록 등 준비 행위가 모두 포함됐으나 입점계약과 점포등록을 마친 투자계약이 이뤄진 점포에 경우 제외시켜 논란이 일 전망이다.

 

또 신규출점 제한 지역은 서울시와 6개 광역시를 제외한 9개도로 대형마트는 인구 30만 미만 중소도시, SSM은 인구 10만 미만 중소도시로 차등 기준에 따라 출점을 자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대형마트와 SSM 등이 전국적으로 상당히 많이 출점돼 있고 부지를 확보해 공사를 진행중인 점포들이 상당수여서 효과가 미비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경부에 따르면 전국에 신규출점 예정된 대형마트가 217개가 있다. 이 중 30만 명 초과 도시에 있는 신규 출점할 곳이 135곳으로, 30만 미만 도시엔 82개가 있다. 전국에 30만 미만 도시는 130개가 있는데, 대형마트가 들어가지 않은 시군구는 82개다.

 

이번 합의로 신규 출점을 자제하면서 혜택을 보는 시군구는 82곳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 곳들은 대형마트들이 사업성과 채산성이 떨어져 이미 포기한 곳이라는 지적이다.

 

지경부가 발표한 수치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30만명 초과한 지역에 출점할 대형마트가 30만 미만 도시에 들어설 개수가 50여 곳이 많다는 점만 봐도 인구 수가 적을수록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또 30만 미만 지역에 이미 82곳이나 부지를 확보하거나 공사를 진행중이어서 더더욱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30만 명 미만 중소도시의 경우는 이미 유통공룡들이 사업성과 채산성이 떨어진다며 이미 포기한 곳들이다”면서 “이 같은 합의는 국민 사기에 가깝다. 또 30만 명 이상인 대도시에는 계속해서 신규 출점한다는 의미와도 결부되는 것으로 대도시에 대형마트가 과밀현상을 빚을 수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비난했다.

 

동시에 이미 대형마트와 SSM 시장이 과열돼 이미 포화 상태에 있어 이번 신규 출점 자제 효과가 있을지 여부도 미지수다.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대형마트는 360여개다. SSM은 1100개 이상인 것으로 중기청은 파악하고 있다. 신규로 출점될 곳은 217곳으로 총 577개의 대형마트가 전국에 분포돼 있는 것으며 SSM까지 더하면 서울 망원동만 해도 2km이내에 SSM과 대형마트 3개가 자리잡고 있는 것만 해도 전국에 이 같은 유통업체들의 과다하게 퍼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인구 15만명당 1개가 적당하다는 분석이지만 실제 우리나라는 인구 8만명 당 대형마트 1개가 자리하고 있는 꼴이다.

 

아울러 실제 신규 출점이 계획 된 곳들에 대해 개점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중기청의 일시정지 권고를 받고 영업이 중지된 매장의 개점의 문을 두드려 볼 개연성이 높아졌다.

 

우선 서울시내 홈플러스 합정점, 광명시의 코스트코 등 현재 상인들과 충돌하고 있는 곳들이 협의체의 합의에 의해 영업 개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국상인연합회와 한국슈퍼마켓조합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의를 이룬 사항이기 때문에 대형마트 들이 입점시 얘기할 꺼리를 제공한 셈인 것이다.

 

이에 대해 시장상인들은 이번 협의는 상생을 빙자한 국민사기에 가깝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홍지광 망원월드컵시장연합회 이사장은 “상생을 추구한다고 협의체를 발족했는데 상생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투자계획된 곳은 그대로 입점이나 출점할 수 있도록 해줬다”면서 “이는 국민사기다. 30만명 미만 도시의 경우 중대형도시다. 이 곳은 대형마트와 SSM이 과밀지역이다. 대형마트들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김경배 슈퍼마켓조합회장과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 회장이 들러리 선 것밖에 안됐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자체와 협의 도출까지 일정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소송결과와 무관하게 1개월뒤인 12월16일 주간부터 월 2회 평일 자율 휴무키로 합의했다. 이에따라 12월에는 1차례만 휴무하게 된다.

 

아울러 쇼핑센터 등에 입점해 실질적으로 대형마트 처럼 운영되는 점포도 자율휴무에 동참하고, 현재 출점문제로 진행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지경부가 지자체에 자발적 철회를 권고하고 조속한 시일내 조례 개정 및 처분 등 합리적 시행을 유도한다.

 

특히 협의회의 조기정착을 위해 내년 1월까지 지경부 장관이 '유통산업발전협의회' 위원장직을 수행해 매달 협의회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측에서 정재훈 지경부 산업경제실장, 김순철 중기청 차장, 대형마트에서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SSM에서는 홍재모 GS리테일 SM사업부 대표, 중소유통업계에서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 회장 등 15명이 참석했다.

 


남라다 nrd@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