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김민석기자] 오는 22일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을 앞두고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 조정이 완료됐다. 매출액과 결제행태 등을 기준으로 대형 가맹점은 수수료를 높이고 중소 가맹점은 수수료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240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조정해 200만개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낮추고 6만개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높였다. 34만개 가맹점은 현행 수수료율이 유지된다. 별도의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가맹점은 22일부터 새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새로이 적용되는 수수료율 체계는 '경제민주화' 흐름이 반영됐다는 평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하 대상 가맹점이 전체의 83%에 달한다"며 "매출액이 적은 영세 자영업자에 인하 혜택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그중 혜택을 많이 본 업종은 세탁소로 1만2천개 가맹점 가운데 1만1천900개(99.2%)의 수수료가 낮아졌다.

 

가맹점 수가 58만3천개로 가장 많은 음식점은 49만5천개(84.8%), 화장품점 6만4천개( 98.5%), 미용실 7만4천(97.4%), 의류점 12만개(95.2%), 실내장식업체 2만개(95.2%) 등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인하됐다. 병원은 4만4천개(73.1%)의 수수료율이 낮아졌다.

 

연 매출액이 2억원을 넘어 비교적 규모가 있는 동네 슈퍼마켓이나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커피숍 등에 이 기준을 적용해 2% 중반대의 수수료율이 책정됐다.

 

연매출 2억원 미만 중소 가맹점은 가장 낮은 1.5%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다. 매출액이 2억원을 넘기면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당국은 2억원을 간신히 넘은 가맹점은 수수료율 인상은 1년6개월 미뤄주기로 했다. 또 업계 평균보다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돼 온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은 평균 수준으로 수수료율이 높아질 예정이다.

 

당초 체계 개편대로라면 2만원 이하 카드결제가 많은 소액다건 가맹점들은 결제 건수가 많아 원가로만 따지면 수수료율이 3%를 넘게 됐다. 여기에는 슈퍼마켓, 커피숍, 분식점 등이 해당한다.

 

여신금융협회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소액다건 가맹점에 적용되는 기준을 따로 마련, 수수료율이 업계 평균치보다 높은 곳은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하도록 했다. 다만 기업형슈퍼마켓(SSM)은 평균치인 2% 안팎으로 인상된다.

 

가장 큰 혜택은 매출액이 2억원에 못 미치는 영세자영업자들이 받는다. 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1.5%)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논란이 됐었던 매출액이 2억원을 간신히 넘는 중소가맹점은 6개월 뒤에도 매출액이 2억원이 넘으면 1년간 3차례에 걸쳐 수수료율을 올린다. 유예기간 내 매출액이 2억원 밑으로 내려가면 다시 중소가맹점 혜택을 받게 되는 것.

 

수수료율이 2% 중반대로 오른 대형가맹점 가운데 카드사와 갈등을 빚은 이동통신사, 보험사에 대한 수수료율 적용은 강행 방침이어서 충돌이 일어날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기한 4대 보험을 수수료율 인상 예외 업종으로 해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건보공단은 4대 보험료를 취급하는 가맹점의 특성상 1%대 수수료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회보험료 수수료율은 국세처럼 납부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현행대로라면 사회보험료 카드 수수료를 현금납부자가 낸 돈에서 충당하기 때문에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은 카드사들이 이전에 맺었던 수수료 계약을 무시하고 곧바로 인상된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며 '부당이익 반환 청구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들은 "통신서비스는 공공서비스라 인상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은 수수료를 예정대로 올리겠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현대·기아르노삼성 등 완성차 판매업체와 유니클로 등 대형 의류업체의 수수료율이 2% 안팎에서 정해졌다. 업계의 관심을 끈 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는 독점 계약 업체인 삼성카드와 1% 후반대로 수수료율이 정해질 전망이다.

김민석 ideaed@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