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마약 전쟁' 휩싸인 대기업
때 아닌 '마약 전쟁' 휩싸인 대기업
  • 김봄내
  • 승인 2010.09.1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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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기술 이용해 66억원어치 필로폰 제조

대기업에서 때 아닌 마약 바람이 불고 있다. 몰래 마약을 들여온 직원이 덜미를 잡히는가 하면 화학기술을 이용해 마약 제조에 나선 간부까지 적발됐다.

 

16일에는 화학박사 전공을 살려 필로폰을 대량 제조해 판매한 전자회사 부장이 구속 기소됐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이종환)는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모 전자회사 부장 김모(42)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가 만든 필로폰을 유통한 혐의로 김씨의 동서 박모(38·보험설계사)씨 등 2명도 구속 기소하고, 필로폰 판매 알선 등에 관여한 3명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월 대전 지인의 한 실험실에서 필로폰 원료로 쓰이는 페닐프로파논과 화학물질을 합성해 시가 66억원 상당 필로폰 2㎏을 제조하고, 그 가운데 1㎏을 2차례 걸쳐 1억7000만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남은 필로폰 1㎏과 함께 판매대금 4600여만원과 화학물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검찰은 “김씨는 1㎏에 12만원 정도의 값싼 화학물질을 원료로 순도 94%의 필로폰을 만들었다”며 “화장품이나 의약품 원료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을 이용해 종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필로폰을 제조했다”고 밝혔다.

 

검찰조사결과 김씨는 외국에 유학까지 갔다 온 재원으로 현재 대기업 간부로 재직 중이다. 연봉 1억원이 넘는 고소득자였지만 주말엔 대전으로 내려가 필로폰을 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검찰에서 불치병에 걸린 아들의 병원비가 필요한데다 신용불량자인 동서 박씨의 부탁과 호기심 등의 복합적인 이유로 필로폰을 제조했다고 진술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1990년대 초 마약과의 전쟁으로 대부분의 필로폰 제조책이 와해된 가운데 6만명이 넘게 투약할 수 있는 ㎏단위의 대규모로 제조, 판매한 행위를 적발한 것은 처음”이라며 “그 동안은 필로폰 원재료의 유통이 금지돼 구할 수 없었는데 전문 화학지식으로 새롭게 마약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기업 내부에서 마약사건이 벌어진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인천지방검찰청 강력부에 따르면 지난 5일에는 삼성전자 J모 차장이 마약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J차장은 지난 8월 12일경, 미국에 있는 동생으로부터 국제특송우편물을 통해 중치 신경 각성제인 암페타민 10g를 국내에 들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다 J차장은 15일경, 서울 강남구 자신의 저택에서 몰래 보관해오다 검찰에 덜미를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서 J차장은 “지병으로 복용하던 약을 가족이 보내줘 받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해진다. 검찰관계자는 J차장의 구속기소와 관련해 “암페타민은 미국에서도 마약류로 지정돼 특별 관리되고 있는 약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수사 결과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속 기소로 인해 J차장이 업무에 임하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아직 사건이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아직까지 J차장은 직위는 유지하고 있다”라며 “형이 확정되면 회사 내규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봄내 kb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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