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현정은, '현대건설' 인수 난타전 예고
MK-현정은, '현대건설' 인수 난타전 예고
  • 김영덕
  • 승인 2010.09.2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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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24일 매각공고‥인수전 본격 돌입

올 하반기 M&A시장에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건설이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들어간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24일 현대건설 지분 매각 공고를 내고 11월 초 본입찰을 실시해 12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본 계약 체결을 추진키로 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에 넘어간 2001년 8월 이후 9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된다.

 

이에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현대건설 매각 문제는 인수자의 경영능력도 봐야 하지만 공정경쟁이 중요하고, 가격도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지는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만이 수면 위에서 경쟁 중이다.

 

이른바 현대건설 인수전을 가리켜 재계에서는 정몽구 회장과 현정은 회장의 피 말리는 전쟁으로 보고 있다.

 

먼저 현대그룹은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인수의지를 밝혀왔다. 2000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에게 현대건설을 맡긴데다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참여 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대家의 적통성을 다시 이어받는다는 의미다.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은 최근 신규 여신 중단과 만기도래 채권 회수 등 채권단의 공동제재를 풀어 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져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

 

이에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매각공고를 앞두고 지난 21일부터 방영하기 시작한 TV광고를 통해 작고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부자의 흑백사진을 잇따라 보여주며 현대건설에 대한 연고권이 있다고 선제 공격에 나섰다. 

특히 "아버지의 모든 것이었습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이 광고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1947년 설립한 현대건설(당시 현대토건사)이 정몽헌 회장에게 승계됐음을 주장한다.

이 광고는 "아들의 모든 것이었습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이어지면서 정몽헌 전 회장이 2000년 경영난에 빠진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사재 4천400억원을 출연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생전의 정주영-몽헌 부자가 함께 건설현장을 순시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라고 강조하며 광고를 마무리한다.

현대그룹 측은 "법원의 결정으로 금융제재의 악재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부정적으로 비쳤던 그룹 이미지도 바로 세울 수 있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실적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신규 여신 중단 등 걸림돌이 제거돼 추진과정에서 탄력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선제 공격을 받은 현대차그룹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게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사실 현대차그룹은 4조 원이 넘는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고 정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재 현대가의 장자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모태기업인 현대건설을 현대차그룹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과 KCC 등 범현대가(家) 그룹들이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를 지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

 

한편, 채권단은 이와 관련 "매각 주관사들이 유효 경쟁을 위해 현대가 이외에 다른 그룹을 끌어들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현대가가 아니더라도 유동성이 있는 기업이 투자한다면 현대건설은 독자 기업으로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현대건설 인수자의 구체적인 자격 요건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정부에 자문을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고문으로 있는 현대중공업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정치적으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분석이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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