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특급호텔만 5개 “만들기는 하는거야?”
영종도, 특급호텔만 5개 “만들기는 하는거야?”
  • 서영욱
  • 승인 2013.02.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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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확보 어려워 ‘난항’··· 정부, 카지노로 투자유도 ‘논란’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지난 19일. 영국계 글로벌 투자회사 웨인그로우 파트너스가 인천 영종도에 7성급 호텔을 포함한 최첨단 레이싱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히면서 영종도에 계획된 특급호텔이 6개로 늘어났다.

 

해외자본을 유치해 대규모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 주변 부동산이 들썩이기 마련이지만 이번엔 매우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동안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종도 개발을 위해 해외 기업과 MOU를 체결한 건수는 수십건에 이르렀지만 큰 진척을 보이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레이싱센터 개발을 위해 인천시와 웨인그로 파트너스와 체결한 MOU에는 전체 사업비와 투자 규모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밝혀지지 않아 또 다시 지자체 홍보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08년부터 인천경제청이 외투 기업과 체결한 총 52건의 MOU 가운데 실제 투자로 이어진 건수는 32.6%인 17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MOU 내용 불이행 건수는 21건, 투자 협의 진행 중인 건수는 14건에 불과했다.

 

현재 영종도에 개발 계획 중인 대규모 단지는 레이싱센터를 비롯해 미단시티, 에잇시티, 영종복합리조트, 항공클러스터, 국제업무단지, BMW드라이빙센터 등 어림잡아 7곳에 이른다. 미단시티는 중국 리포그룹이 최대주주로 참여해 총 269만 9,946㎡의 사업부지에 카지노, 리조트 등 주거, 레저, 비즈니스, 문화 등을 갖춘 국제복합도시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잇시티 사업은 용유·무의도 79.5㎢에 2030년까지 정부 1년 예산에 맞먹는 317조원을 들여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를 만드는 사업이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토지보상금 등으로만 6조8,000억원이 든다.

 

미단시티와 에잇시티를 포함한 각 단지에는 카지노를 포함한 특급호텔만 5곳, 쇼핑몰 3곳 등 각 지구마다 대규모 복합레저단지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사업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좌초 위기에 몰려있다. 미단시티는 최근 외국 자본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업지연과 부채문제로 직격탄을 맞았고 에잇시티 역시 사업 자금 확보가 어려워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 ‘카지노’만 우후죽순, '도박특구' 전락 우려

 

투자가 여의치 않자 정부는 지난 9월 외국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카지노 사전심사제’를 도입해 카지노 설립 규정을 완화했다. 사전심사제는 카지노 설립을 원하는 외국계 자본이 5,000만 달러를 입고한 뒤 설립 신청서를 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서류를 평가해 적합여부를 판정하는 제도다.

 

이전에는 카지노 투자자가 3억 달러를 먼저 투자 한 뒤 2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카지노 면허 취득자격이 부여됐다. 정부가 호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카지노 설립 장벽을 낮춤으로써 해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카지노 사전심사제’ 도입과 함께 지난달 첫 사전심사가 청구됐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계 화상그룹인 리포그룹과 미국계 시저스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한 LOCZ(리포&시저스)가 사전심사를 청구했다. 또 지난 1일에는 일본의 빠찡꼬 업자인 오카다 가즈오가 운영하는 유니버설엔터테이먼트가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IBC-II)에 카지노 건설을 위해 사전심사를 청구했다.

 

정부는 카지노 유치로 일자리 창출과 막대한 세수 효과를 노리고 있지만, 국가가 사행산업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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