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자금난을 겪고 있는 STX건설이 공사비를 하도급업체에게 지급하지 않고 회사 자금난 해소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20일 거제STX지역주택조합에 따르면 STX건설은 ‘거제 STX칸’의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받고도 하도급 업체에는 시중 은행에서 할인이 안되는 어음을 지급했다. 이 때문에 하도급 업체들은 임금이 체불되는 등 심각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하도급 업체들이 발주처인 지역주택조합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알려졌다. 한 하도급 업체의 경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공사 중단 위기에 처하자 이를 보다 못한 지역주택조합이 직접 공사대금을 지불하기도 했다.
STX건설은 발주처로부터 선급금으로 현금 70억원을 받았지만 실제 공사현장에 투입된 금액은 13억원에 그쳤고 나머지 금액은 회사 자금난 해소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지역주택조합장 구속과 관련, 시공사 관계자가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선급금을 이자지급과 다른 공사현장 공사비, 일반관리비 등에 사용했다”고 진술하면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지역주택조합은 STX건설 서울 사무소를 방문해 ‘기성금 현금 집행’과 ‘선급금 수령액과 사용내역서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STX건설은 “하도업체 기성금에 대한 현금 지급은 불가하고 선급금 사용내역 공개는 의무사항이 아니다”며 조합을 돌려보냈다.
지역주택조합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 공사현장에 투입이 안된 선급금은 법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보증보험사와 건설공제조합의 유권해석을 받아놨다고 지역주택조합측은 설명했다.
문경모 지역주택조합 감사는 “시공사가 하도급 업체에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해 원활하게 공사가 진행되면 문제 삼지는 않겠지만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