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vs현대그룹 주가전쟁, 승자는?
현대차그룹vs현대그룹 주가전쟁, 승자는?
  • 서병곤
  • 승인 2010.09.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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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신경전, 지분 0.1%도 놓쳐서도 안된다?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이 본격적인 대결 구도로 돌입한 가운데 최근 주식시장에서 이들 양측 관련주가 급등, 하락을 반복하면서 팽팽한 줄다리기 게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그룹주와 현대기아차그룹주 모두 현대건설 인수 의사를 밝힌 직후 연일 급등세를 보이다가 28일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그룹 의결권 확대..현대상선 다시 상승세

 

먼저 현대그룹주는 이날 장중 하락 반전했다. 관련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장 초반 10% 이상 오르며 연중최고가(8만9천원)를 기록했지만 오후 들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자 하락 반전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2.05% 내린 7만800원에 거래됐다.

 

현대상선 역시 장중 5만6천500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웠지만 상승폭이 줄어들며 2.83% 내린 4만8천10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29일 현재 현대상선은 5.82% 오르며 상승 랠리를 재개하고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현대그룹이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는 넥스젠캐피탈을 동원해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에 나선 것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상선 보통주 270만주를 기초자산으로 3개의 주식 스왑거래(각 90만주)를 한 것. 만기는 각각 3년 6개월, 4년, 4년 6개월이다. 현대그룹의 우호세력인 넥스젠이 총 270만주의 현대상선 주식을 사들이면, 이 지분만큼의 의결권을 현대엘리베이터와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하는 내용이다.

 

이는 현대그룹의 의결권 확대로 해석되며 이 같은 여파로 이날 현대상선 주가가 다시 급등한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마디로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과의 지분 다툼에서 지분 0.1%도 중요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성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넥스젠캐피탈이 매입한 현대상선 주식 90만주는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로 판단된다”며 “이번 공시의 의미는 현대그룹의 현대상선에 대한 의결권 확대 볼수 있다. 이번 거래로 인해 현대그룹 및 우호세력 의결권은 40.2%에서 40.8%로 증가했으며, 현대중공업 등의 지분율은 30.6%, 현대건설 지분율은 8.3%”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또 “이번 자사주 거래는 현대상선에 대한 현대그룹의 경영권 방어성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현대상선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추가적 현금확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시 현대상선에는 재무적 부담, 재무적 투자자들에 대한 의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株 약세..그래도 자신만만? 

 

반면 현대기아차그룹은 28일 전날 보다 3.10% 내린 15만6천500원, 기아차는 0.27% 내린 3만7천2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현재까지도 약세를 띄고 있다

 

이는 현대기야차그룹의 인수대금 부담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몰린 게 주가 조정의 빌미가 됐다.

 

삼성증권의 양대용 연구위원은 “2003년 현대가의 ‘숙부의 난’ 때처럼 경영권 분쟁 자체가 주가 상승의 재료이기도 하지만 현대그룹의 지배구조가 취약하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몰린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추진에 대해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낙관론이다.

 

28일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다면 성장엔진이 자동차·철강에서 원전, 고속철, 엔지니어링 등으로 다원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센터장은 인수자금 부담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상반기말 기준 현대차그룹 내 제조업 상위 10개사 합계 부채비율은 83%에 불과하고 현금성자산은 13조원에 달한다”며 “따라서 최대 4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사용한다고 해도 유동성관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도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추진이 악재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놨다.

 

서 연구위원은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중공업으로 매각할 경우 약 5500억원을 회수할 수 있어 실제 소요되는 자금 규모는 1조2000억원 수준”이라며 “이는 2분기 말 기준 보유하고 있는 순현금 5조4000억원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기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면서 “현대건설의 수익성이 향후에도 견조하다고 가정할 때 인수 후 현대건설 주식은 현대차그룹의 지분법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병곤 sbg1219@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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