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덤핑수주’ 논란, 곪아 터지나
해외건설 ‘덤핑수주’ 논란, 곪아 터지나
  • 서영욱
  • 승인 2013.04.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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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상도의 땅에 떨어졌다” 이례적 비난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건설업계가 최근 해외사업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저가수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국내기업들끼리 서로를 비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삼성물산이 해외사업 입찰 과정에서 무리하게 낮은 가격을 써 내 STX의 사업을 가로챘다는 것.

 

최근 박근혜 대통령까지 “외국에서 수주 시 덤핑 등으로 서로 손해를 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나선 데 이어 더 이상 국내기업 간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은 피해야 한다는 자정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달 수주한 호주 광산 개발 ‘로이힐 프로젝트’는 서호주 필바라 지역 철광산의 인프라 건설 공사를 추진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만 57억 달러, 우리돈으로 약 6조 5,000억원 규모로 국내 업체들이 지금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다.

 

STX는 이번 사업을 위해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3년여 간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 입찰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6억 달러가 적은 금액을 써 내면서 사업을 빼앗겼다는 것. 최근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STX그룹으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STX는 “삼성물산은 오직 자사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해 포스코-STX 컨소시엄의 수주를 교란·방해하는 등 상도의를 저버리고 플랜트 업체에 대한 국가적 요구에 반해 막대한 국부의 유출을 초래했다”며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덤핑 수주’ 논란을 일으킨 삼성물산도 사정은 좋지 않다. 삼성물산의 1분기 영업이익은 6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었다. 매출은 6조 7,01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8%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601억원으로 53.9% 급감했다.

 

건설부문의 매출은 2조 5,9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4.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612억원으로 25.1% 감소했다. 1조원 규모의 싱가포르 LNG터미널 현장과 지하고속도로 현장, 하이테크 현장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어 이익이 감소한 것이라고 삼성물산은 분석했다.

 

앞서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사업 부진으로 ‘어닝쇼크’를 일으킨 데 이어 삼성물산까지 부진한 1분기 영업실적을 공개하면서 업계에서는 저가 해외 수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GS건설은 UAE 루와이스 정유플랜트 등 6개 현장에서 총 5,290억원의 손실을 입은 여파로 올 1분기 5,3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미국 다우케미컬의 염소 프로젝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마덴의 철강 프로젝트 등의 손실로 1분기 2,198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적자로 돌아섰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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