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 “중장기적으로 국내 수출에 긍정적”
버냉키 쇼크, “중장기적으로 국내 수출에 긍정적”
  • 최고야
  • 승인 2013.06.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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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회복 따른 환율상승에 비용 절감 효과볼 듯"


[이지경제=최고야 기자] '버냉키 쇼크'로 세계 금융 외환시장이 불안감에 휩싸였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수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 축소로 주가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국내 수출 산업이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24일 정부와 국·내외 전문기관 등은 미 양적완화정책 축소로 나타나는 환율상승이 수출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경제에 비용절감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 미국의 출구 전략에 따라 국내 주식·외환시장에서 자금 이탈 우려가 예상돼, 변동성이 확대된 금융 환경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은 필요할 전망이다. 

◆ 벤 버냉키 '한 마디'에 세계 주가 '줄줄이' 하락, 환율은 급등

이번 '버냉키 쇼크'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19일 미국 FOMC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개선 추세가 지속된다면, 자산매입 축소를 연내에 시작할 수 있고, 이 경우 내년 중반경에 종료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버냉키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 방침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자 전세계 주식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전세계 주가는 급락했고, 원달러환율과 채권금리는 상승했다. 

버냉키 의장 발언 이후인 20일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이 2.0% 하락했으며, 미국(△2.3%), 영국(△3.0%), 독일(△3.3%), 중국(△2.8%), 일본(△1.8%) 모두 하락했다. 

환율도 급등했다. 20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98.05엔으로 전일대비 2.99원(3.14%) 올랐다. 원·달러환율도 20일에 전일보다 24.50원 올라 달러당 1154.50원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금리도 연내 자산매입 축소 우려로 상승했다. 10년물 미국 국채금리의 경우 지난 5월 말 2.13%에서 버냉키 쇼크 이전인 19일 2.35%에서 직후 20일 2.41%, 21일 2.53%로 상승하고 있다. 

국내 금융·외환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 주가는 외국인 주식 매도 등으로 지난 이틀(20~21일) 동안 3.5% 하락했다. 채권금리도 국고채 3년물은 전주말대비 29bp 상승한 3.04%, 국고5년물은 전주말대비 36bp 상승한 3.32%로 마감했다. 원·달러환율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으로 약 2% 상승했다. 

◆ 정부, 24시간 글로벌 모니티링 체계 강화, 시나리오별 대응방안 등 강화

정부는 '버냉키 쇼크'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23일 은행회관에서 기획재정부 추경호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와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해 '버냉키 쇼크'발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 회의에서 정부는 "버냉키 쇼크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나타난 글로벌 금융외환시장의 불안한 모습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과민 반응한 결과'란 분석이다. 

하지만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근 확대된 글로벌 시장 불안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할 방침이다. 

먼저, 정부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국제금융센터, 한국투자공사 등 유관기관간 긴밀한 협의 하에 24시간 글로벌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한다. 

또한 미국 양적완화 조기종료 관련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해 시장 불안 조짐이 발생할 경우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24일 간부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건전한 대외채무 구조 등으로 대외 충격에 견고한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금융회사 건전성 개선 등을 비쳐볼 때 외부 충격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도 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 위원장은 "그러나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국내 시장 불안 요소를 점검할 계획"이라며 "또한 가계 이자부담 증가 우려와 관련해 가계부채연착률 유도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부 및 국내외 전문기관, "중장기적으로 국내 수출에 긍정적" 

정부와 국내외 전문기관은 '버냉키 쇼크'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면 미국 경기 회복에 따라 국내 수출 확대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정부 관계자는 "다수 해외 전문기관들이 시장이 미국 경제개선 전망 등 긍정적 측면보다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과민 반응한 측면이 있다고 전망했다"면서 "특히, 우리경제는 재정건전성,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외채구조 등 경제기초체질이 양호하므로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미국 경제회복으로 수출확대 등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지난 20일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를 축소해도 한국 국가신용등급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미국 경기회복은 한국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미 출구전략 대응능력평가에서 "한국은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같은 수출주도형 경제는 미국 경제 회복의 이득이 크기 때문에 한국 주식 매수를 권고한다"며 한국 시장의 전망을 밝게 봤다. 

국내 경제연구원도 해외투자은행과 같이 미국 수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율 상승으로 수출가격이 낮아지면서 미국 수출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 확대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원자재, 곡물 등의 상품 가격 하락은 수입 원가 절감 등으로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최문박 선임연구원도 "미국 민간부문 경기가 살아나고 있으며, 민간 소비의 증가는 수입 수요 확대를 통해 미국 무역상대국에게는 수출여건 개선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특히 수출 경기가 중요한 우리나라에게 퍽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융 부문 자본 이탈도 환율 상승을 통해 실물 부문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금융부문 충격이 과도하지 않다면, 미국 경기가 호전되면서 정책을 정상화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득이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출구 전략에 따른 유동성 감소와 외국인 유출의 문제에 대한 대비책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 선임연구원은 "금융부문에서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며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주식투자와 최근 급증한 외국인 채권투자는 불안요인이다. 주식시장은 글로벌 유동성 감소의 영향 및 만성적인 외국인 투자 유출의 문제가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밝혔다.

최고야 cky@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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