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에 이어 CU도 구조조정 돌입 "왜?"
세븐일레븐에 이어 CU도 구조조정 돌입 "왜?"
  • 남라다
  • 승인 2013.06.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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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익 개선해 본사 이익 창출하기 위한 제도개선 나선 듯



[이지경제=남라다 기자] 편의점 업계가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한 모양새다. 다만 불공정한 갑을 관계로 가맹점주가 자살하거나 횡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가운데 상생안을 도입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 1·2위인 CU와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감소하면서 수세에 몰라면서 가맹점 제도를 개선, 수익을 올리려는 자구책 성격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세븐일레븐이 저수익 점포 500곳을 정리하겠다고 나선지 4일 만에 CU(옛 훼미리마트)도 가맹점과의 상생안을 내놨다.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은 편의점 수익 증대와 가맹계약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CSP(Counseling Store Planner)' 제도를 운영할 계획을 26일 밝혔다.

 

CSP는 편의점 가맹 희망자를 상대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편의점 운영에 적합한지를 미리 파악한 후 계약하는 제도다. 가맹점주의 건강 상태, 희망 수입, 프랜차이즈 및 편의점 사업에 대한 이해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계약하겠다는 것이다.

 

또 CU는 매출 부진으로 폐점을 원하는 점주와는 합의 해지하는 제도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신규 점포는 계약 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폐점은 더 수월하게 해 자연스럽게 점포수 조정에 들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CU는 이를 통해 연간 영업이익, 점포 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규 점포는 사전 마케팅 조사를 심층적으로 진행, 수익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지역에 내도록 할 방침이다.

 

박대하 운영지원본부장은 “앞으로는 편의점 업무에 적합한지 먼저 파악한 뒤 계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매출 부진으로 폐점을 원하는 점주와는 합의 해지하는 제도도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매출과 가맹점주 수익을 고려해 500개 점포를 선정해 순차적으로 점포 정리하는 등 가맹점 제도개선안과 함께 150억원 규모의 상생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는 저조한 매출로 인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주들이 중도폐점을 원할 경우 매출 위약금(로열티)을 전액 면제해주는 등의 내용이 주요 골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본사와 가맹점주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며 "영업이익 개선과 가맹점주 수익 보장을 위해 구조조정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편의점 업계 구조조정 나선 배경은?


그동안 뒤틀린 갑을관계로 인해 편의점 업계가 안팍으로 시끄러웠다. 올해에만 5명의 편의점주가 본사의 무분별한 출점과 과도한 폐점 위약금 등으로 고민해오다 자살하거나 자살을 기도하다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상태다.

 

일례로 올해 1월에 숨진 거제도의 한 청년 편의점주느 계속 적자에 시달려왔으나 본사가 과도한 폐점 비용을 부과해 어쩔 수 없이 편의점 운영을 해오다 결국 자살을 선택한 사건도 발생했다.

 

게다가 편의점 본사간 과도한 출점 경쟁으로 인한 경영 부실도 한 몫했다.

 

편의점 업계는 1989년 세븐일레븐이 1호점을 낸 이후부터 급속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따르면 현재 편의점 매장수는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큰 폭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세븐일레븐, CU, GS25 등 상위 5개사 전체 매장수가 2008년 1만1,802개에서 올해 10월말 2만3,687개로 한집 건너 한집이 편의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는게 현실이다.


서울지역 250m 내 가맹점 비율로 보면 CU 44.6%, GS25 51.4%, 세븐일레븐 41.9%, 바이더웨이 26.7%, 미니스톱 21.6%에 이른다. 250m 이내에 출점 할 수 있는 곳들의 절반 이상이 이미 점포가 있는 셈이다.

 

편의점 본사은 각 점포로부터 월매출의 35% 로열티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수익구조다. 점포가 많을 수록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는 편의점 본사들은 매출 올리기에 혈안이돼 전구 곳곳에 무분별한 출점을 내주면서 편의점주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일매출 100만원 이하인 곳이 2010년 20.8%에서 지난해 25.8%로 늘어날 정도로 편의점의 경영 부실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맹점주들의 경영난은 본사로까지 번졌다. 지난해 편의점 업계 1·2위 업체 영업이익이 최초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GF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은 2조8,572억원으로 전년보다 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99억원으로 35%나 감소했다.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도 지난해 매출이 2조4,477억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27억원으로 7% 감소했다.

 

이를 보더라도 편의점 업계가 발표한 상생안은 불공정한 갑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동반성장 성격을 띠고 있지만 자구책을 내놓은 거라고 할 수 있다. 가맹점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편의점 업계가 가맹점 수익을 올려 본사의 매출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라다 nr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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