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성수 기자] "한 기업(CJ그룹)의 비상경영체제에 관여하게 되면서 경제단체(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충실히 수행하는 데 장애가 될 것 같아 고심 끝에 결정했습니다."
CJ 공동회장인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9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사퇴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 2005년 취임한 손 회장은 "오랫동안 몸 담았던 대한·서울상의 회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이번 (사퇴)결정을 너그러이 받아달라"고 청했다.
최근 이재현 CJ회장이 구속되면서 CJ그룹의 경영안정화에 집중하기 위해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손 회장은 이 회장의 구속에 따라 꾸려진 경영위원회 수장인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CJ 그룹의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오는 10일부터 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CJ 그룹 본사로 출근할 예정이다.
겸직의 어려움과 관련, 손 회장은 "사실 상의회장이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업무내용이 광범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리를 지키고)있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손 회장은 "최근 (상의활동이)국제화가 많이 되면서 외국과의 국제관계 업무도 늘고, 국회에서 기업관계(갑을문화 개선)입법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노동문제도 등한시 할 수 없다"며 "상의 회장 자리가 바쁜 자리로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것(CJ 경영위원회 위원장)을 하면서 이것도 하면 상의에 충실하지 못하고 회원사들이 불편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손 회장은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욕심이지만 회원사를 더 많이 모았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회원사를)모으려 노력했고 회원서비스 품질을 높이려고 했다. 기업의 입장도 대변하려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손 회장은 이임식이 끝난 뒤 이임식에 참석한 상의 직원 200여명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이별의 정을 나누었다. 20분 가까이 한 자리에서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며 작별인사를 건넸다.
이성수 ls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