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등록금 카드 납부 가능 대학, 전국 363곳 중 32.5%(118곳) 불과
[이지경제=최고야 기자] 국내 주요 대학의 70%가 등록금 카드 납부 수납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몇 백만원의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고금리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양상이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국 363개 대학 중 올 2학기 등록금을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대학은 118개로 전체의 32.5%에 불과했다.
특히 고려대, 경희대, 한양대, 한국외대, 국민대, 광운대, 숙명여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은 등록금 카드 납부가 불가능했다.
카드 납부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몇 백만원에 달하는 목돈이 한 번에 내지 않고 몇 개월로 분할해서 낼 수 있어 부담을 덜 수 있다.
또한 각 카드사들이 대학 등록금 관련 무이자 할부 이벤트 등을 실시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는 카드 납부로 등록금 관련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카드 결제를 대학에서 거부하고 있어 이들 대학에 다니는 학생과 그들의 학부모들은 원천적으로 이러한 혜택들이 차단된다.
또 목돈 마련 부담감을 느낀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캐피탈, 대부업체 등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 학기 등록금이 400만~500만원 선임을 감안하면 1년이면 1,000만원이다. 한 학기당 400만~500만원의 여유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학교를 다니기 위해 1년에 1,000만원의 빚과 함께 20~30%의 고금리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부담할 수 밖에 없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3년 6월말 현재 대부업체 대학생 대출금 잔액은 179억5,000만원(약 9,000건)으로 32.4%가 학자금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들이 등록금 카드 수납을 거부하는 주요 이유는 가맹점 수수료 때문이다.
대학들이 적용받는 가맹점 수수료율은 1%대 후반으로,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2.14%)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이 조차도 부담스럽다는 것이 대학 측의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관계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들일 돈이 있다면 차라리 등록금을 낮추는 게 낫다"며 "앞으로도 등록금 카드결제는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대학생 학자금 지원을 위해 미소금융중앙재단의 '청년·대학생 긴급 미소금융자금대출', 신용회복위원회의 '청년·대학생전환대출', 사회연대은행의 '대학생 부채상환 및 학자금 지원',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 등 다양한 저금리 대출을 시행 중이다.
또한 현재 고금리로 대부업체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위해 연 3%의 학자금 전환대출인 '착한 학자금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최고야 cky@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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