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은행 등 '외국계 금융' 국내서 발빼는 이유?
SC은행 등 '외국계 금융' 국내서 발빼는 이유?
  • 최고야
  • 승인 2013.11.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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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금융사 15개사 철수·축소…SC은행도 지점 25% 축소 결정

[이지경제=최고야 기자] 외국계 금융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부딪혀 국내 금융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들의 철수 또는 폐쇄의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축소한 외국계 금융기관은 총 15개사에 달한다. 

최근 SC은행도 중장기적으로 국내 영업지점의 25%를 축소키로 결정했다. 

SC그룹의 리처드 메딩스 재무이사(CFO)는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각) '투자자들의 날' 행사에서 한국 내 지점을 25%까지 줄인다고 밝혔다. 

또 리처드 메딩스 이사는 한국 내 사업부진과 자본확보 문제로 수익성장률 목표를 종전 10%에서 중장기적으로 7~9%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메딩스 이사는 "한국의 소비자금융부문 대부분에서 철수하고 기업 관련 사업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C은행의 지점은 현재 350개에서 중장기적으로 250개의 지점으로 줄게 된다.

이와 함께 수익성이 높지 않은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 매각도 추진할 계획이다. 

영국계 금융사인 HSBC은행도 지난 7월 소매금융 업무를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현재 기업금융만 담당하는 서울 중구 봉래동지점 1곳만 남아 있을 뿐이다. 

지난 2009년 리먼브러더스(미국계)의 인가가 취소됐으며, 메릴린치(아일랜드계)도 철수했다. 

증권사와 할부금융사 중에서는 리먼브러더스증권, 푸르덴셜증권, 키이큅먼트파이낸스, GE캐피탈 등 미국계 금융회사가 폐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영국계인 아비바그룹과 HSBC가 각각 우리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과의 합작을 끝내고 철수하거나 철수를 준비 중이다.

외국계 금융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 또는 축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금융권의 수익성이 악화된데다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면서 극심한 수익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18개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이다. 은행의 수익성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전년동기 대비 0.22%포인트 하락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 외국계의 시장점유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SC은행은 지난 2004년 5~6%대 시장점유율을 유지했지만 2012년 말에 4.7%까지 떨어졌다. 한국씨티은행도 같은 기간 3% 중반에서 2% 후반까지 낮아졌다.

한편, 증시 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8거래일째 순매도하고 있는 것.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11월 외국인 매도가 11일까지 9,132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수(8,404억원)보다 많았다. 

최근 11월 옵션 만기가 다가오자 선물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그 여파가 코스피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도 다시 불거졌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매도공세에 전거래일 대비 31.92포인트(1.60%) 하락한 1963.56으로 장을 마감했다. 

리차드 피셔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은 총재가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연내 축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재부각된 이유에서다. 

코스피지수가 1960선으로 내려간 것은 9월 6일(종가. 1955.31) 이후 두 달여만의 일이다. 이날 외국인은 1,964억원을 순매도했다.


최고야 cky@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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