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신용카드 밴'
궁지에 몰린 '신용카드 밴'
  • 최고야
  • 승인 2013.11.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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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수수료 새 개편안, 여신금융협회·카드업계·소상인가맹점연합회 찬성…밴 업계 "실무상황 모르는 방안"


[이지경제=최고야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밴(VAN, 카드결제대행사업자) 수수료 새 개편안을 두고 최근 소상인가맹점들까지 찬성표를 던지면서 밴 사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19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들은 '밴사-가맹점'간의 자율적인 밴 수수료 협의를 골자로 하는 '밴 시장 구조 개선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 중이다. 여기에 소상인가맹점연합회가 이 개편안에 대해 찬성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밴 사만 '밴 수수료 개편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최근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는 지난달 발표한 KDI의 '밴 시장 구조 개선방안'에 대해 적극 실행키로 했다. 

밴 시장 구조 개선방안은 밴 수수료 결정 주체가 종전까지는 '카드사-밴 사'였다면 앞으로는 '가맹점-밴 사'로 변경해 자율경쟁을 통해 밴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방안이다. 협회 측은 이 과정에서 밴 사와 카드사들의 리베이트가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신협회 측은 2012년 밴 사 전체 밴 지급수수료 수입이 8,700억원 정도 임을 감안하면 기존의 리베이트가 모두 근절돼 전액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반영될 경우 약 2,300억원의 가맹점 수수료가 절감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또 밴 사가 수익성 등을 사유로 서비스 제공을 기피할 우려가 있는 가맹점에 대해서는 공공 밴인 '나눔밴'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KDI가 밴 시장의 근본적 문제점으로 지적한 밴 시장 거래 구조를 변경해 리베이트가 존재하는 불합리한 시장 구조 개선하겠다"며 "현재 가맹점수수료 체계 내에서 가맹점이 낮은 밴 수수료를 제시하는 밴 사를 선택하면, 인하된 밴 수수료가 가맹점수수료에 반영되는 가격경쟁 시장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상인가맹점연합회도 여신금융협회의 밴 수수료 개편안에 적극 지지하며 나섰다. 

소상인연합회는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신용거래 선진화와 밴 수수료 자율경쟁을 유도하는 '밴 시장 구조개선 실행방안'이 하루 속히 시행돼 왜곡된 밴 시장구조로 인해 피해를 입어 온 소상인들이 더 이상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소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이익이 많이 남는 대형가맹점만 챙기고 이익이 별로 없는 영세가맹점은 외면하는 밴 사들은 자성해야 한다"며 "밴 사들은 그동안 대형가맹점에 과도한 리베이트를 제공해 밴 시장을 왜곡하고, 이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소상인 영세가맹점에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각 밴 사는 과도한 리베이트를 제공해 결제 건수가 많은 대형가맹점을 경쟁적으로 유치해왔고, 그 결과 소형가맹점이 오히려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게 되고, 이중 일부분은 대형가맹점으로 귀속돼 왔다는 주장이다. 

소상인연합회 측은 개선실행방안 도입으로 리베이트 소멸 시 밴 수수료는 거래 건당 평균 113원에서 평균 83원 이하로 30원 수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춘길 소상인연합회 회장은 "소상인의 주머니를 털어 대기업 배를 채워주는 현재 밴 시장구조에 대해 전국 150만 소상인을 대표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신금융협회의 구조개선실행 방안이 하루 빨리 시행돼 왜곡된 시장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밴 업계는 "KDI의 밴 수수료 새 개편안은 밴 수수료 결정 주체인 밴 업계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며 협의조차 되지 않은 안"이며 "제 3자인 여신협회가 카드사와 밴 사간의 실무적인 내용은 전혀 모르고 진행된 안"이라고 반박했다. 

또 소상인연합회의 밴 수수료 개편안 찬성 관련해서는 "여신협회가 여론몰이를 이용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성원 한국신용카드밴(VAN)협회 사무국장은 새 개편안 실행에 대해 "그동안 밴 사는 카드사의 결제승인을 대행해오면서 카드사로부터 대행 수수료를 받아 가맹점에 돌아가는 수수료가 적었다"면서 "이번 개편안이 실행되면 밴 수수료가 정액제, 정율제, 건당 수수료 등으로 다양화되고, 통합된 서비스에서 개별 서비스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어 가맹점의 부담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밴 업계가 오랜시간 동안 카드사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통합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밴 사-가맹점'간 수수료 주체가 변경되면 밴 업계도 다양한 밴 수수료 방식을 마련해 가맹점과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밴 사가 그동안 전표 매입 수거, 대행 결제 등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면서 카드사로부터 낮은 수수료를 받았다면 결제 건수가 적은 가맹점과 협의할 때는 단말기 구입 비용, 밴 수수료, 특화 서비스 등 과금 방식이 복잡해지면서 중소가맹점과 영세 가맹점에게 전가되는 수수료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가맹점이 이를 거부하게 되면 밴 사도 '안하면 그만'이라는 의견이다. 

박 사무국장은 "국내 신용카드 밴 시장이 오랜 시간 성장해온 이유는 그동안 구축돼온 시스템 덕분"이라며 "(밴 수수료 새 개편안에 대해) 될 일은 말려도 되겠지만 카드사와 밴 사간의 유기적인 협력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고야 cky@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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