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원전 납품비리로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현대중공업이 회장과 사업 총괄사장제를 도입, 책임경영 체제 확립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1일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4명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1년 12월 민계식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회장을 비워두고 있었으나 이날 이 회장이 승진하면서 2년 만에 회장직이 부활했다.
정몽준 의원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이 회장은 중앙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원 경제학 박사로 학업을 마쳤다. 정 의원과는 중앙고,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기도 하다.
1975년 정 의원과 함께 그룹에 입사한 그는 현대선물 대표이사 사장,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9년 11월 현대중공업 사장에 오른 뒤 4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이 회장은 지난해 말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 사돈을 맺기도 했다. 정 의원과 정몽원 회장은 사촌지간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와 함께 총괄 사장직을 신설했다. 김외현 조선·해양부문 사장이 조선·해양·플랜트 사업 총괄사장을 맡았고, 김정래 현대종합상사 사장이 현대중공업으로 넘어와 엔진·전기전자·건설장비·그린에너지 사업 총괄사장 자리에 올랐다.
또 이건종 현대중공업 그룹 법무감사실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윤리경영과 감사기능을 함께 관장하는 그룹 준법경영 담당사장을 맡게 됐다.
이는 최근 원전 납품비리로 임원 3명이 구속되고 협력업체 금품수수 의혹이 터지는 등 임직원 비위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준법 경영 책임자를 사장급으로 격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장·사업 총괄사장제의 도입을 통해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기존의 윤리경영과 감사기능을 통합, 사장급이 직접 준법경영을 관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