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난에 빠진 '기업계 카드사'…왜?
수익난에 빠진 '기업계 카드사'…왜?
  • 최고야
  • 승인 2013.11.2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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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 올해 순익 '반토막'…당장 올해보다 내년이 더 '걱정'

[이지경제=최고야 기자] 기업계 카드사들이 수익난 고민에 빠졌다. 

신용카드 업황 자체가 어려운데다가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신용카드 메리트가 더 떨어졌다. 은행고객을 기반으로 하는 은행계 카드사들보다 기업계 카드사들의 카드 영업 채널도 좁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은행계 카드사들이 장악해버린 체크카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도 없다. 이를 증명하듯 기업계 카드사의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 반으로 줄었다. 

여기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율도 낮아지고, 가맹점 수수료도 인하될 예정으로 내년 기업계 카드사들의 영업 환경은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 기업계 카드사, 올해 순익 ‘반토막’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기업계 카드사들의 순익이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카드의 올 1~9월까지 순익은 23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52억원)보다 67.4% 급감했다. 삼성카드 조성찬 팀장은 “전년도 에버랜드 주식매각이익이 올해는 빠져서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에버랜드 주식매각이익(5350억원)으로 7297억원(2012년 1~9월)의 순익을 얻었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전년동기 대비 각각 3.8%, 7.2% 감소했다.

반면 은행계 카드사들의 경우 같은기간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은행 고객을 등에 업고 선전했다. 

하나SK카드는 흑자 전환했으며, KB국민카드는 전년동기 대비 73.2%증가했다. 다만 신한카드는 비자매각주식(세후기준) 880억원(지난해 1~9월 750억원)을 포함했음에도 전년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전업계 카드사 전체 실적도 기업계 카드사의 부진한 실적으로 덩달아 감소했다. 2013년 1~9월중 7개 전업카드사(우리카드 제외) 당기순이익(대손준비금 반영 후)은 1조362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148억원) 대비 20.5%(3520억원) 감소했다. 

◇ 기업계 카드사, 왜 어렵나?

기업계 카드사의 부진한 실적의 가장 큰 원인은 카드 업황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은행계 카드사보다 영업 채널이 좁다는데 있다. 

즉, KB국민은행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고객이 직접 은행 창구로 와 카드를 개설할 수 있지만 기업계 카드사들은 텔레마케팅, 기업마케팅, 금융사 제휴 등을 통해서 고객을 끌어모아야 하는 것. 

같은 맥락에서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도 기업계 카드사들의 실적 감소에 한 몫할 전망이다.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내년부터 소득공제율이 체크카드는 30%로 유지되지만 신용카드는 현행 15%에서 10%로 줄어든다. 

실제로 체크카드 결제금액 비중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신용카드 결제금액 비중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3년 10월 신용카드 승인금액 비중은 81.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달리 체크카드 승인금액 비중은 18.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은행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은행을 끼고 있어 체크카드로 실적을 낼 수 있지만 기업계 카드사는 은행에서 체크카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를 벗어나서 다각도 서비스와 이용편리성, 안내 강화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계 카드사들의 실적은 내년에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카드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카드대출금리 인하, 조달금리 상승 가능성 등으로 수익성 하락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사의 수입원인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이율도 다음달부터 낮아지면서 카드사 수익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마련해 카드사 등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율을 낮추도록 권고함에 따라 카드사들은 다음달부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율을 평균 0.9%포인트, 0.6%포인트씩 각각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 신규 취급분부터 카드론 연평균 금리는 15.5%, 현금서비스는 21.4%까지 내려가게 된다.

또 지난 9월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개편안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도 인하될 예정으로 내년 기업계 카드사들의 실적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내년 수익보전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신사업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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