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으로 암 번지는 마을 ‘진실공방’
송전탑으로 암 번지는 마을 ‘진실공방’
  • 서영욱
  • 승인 2013.12.0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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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선로 주변 주민 암 발생확률 높아” vs “상관없어”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송전탑 주변 주민들이 암 발생으로 사망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송전탑 주변 100m 주민들의 40%가 암에 걸렸다는 보도에 이어, 한국전력은 암 발생과 송전탑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지난 1일 MBC는 충남 서산 팔봉면에 암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고압 송전선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암에 걸리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보도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송전탑 주변 100m 내 주민 78명 중 28명이 암에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100m 반경의 암 발생률은 40%로, 주민들은 제발 역학조사라도 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전은 2일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관련 내용을 반박했다. 한전은 해명자료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2007년 발표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54개국, 8개 국제기구가 참여해 12년(1996~2007)에 걸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낮은 수준의 자계노출에 의해 암이 진전된다는 생체작용은 밝혀진 바 없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또 “서산시 팔봉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해당 송전선로 인근지역의 주택을 대상으로 한전에서 정확한 전자계 노출량 등을 측정해 해당 주민께 알려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국가암정보센터의 2012년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81세로서 평균수명까지 생존시 암 발생확률은 36.4%로서 우리나라 국민 3명중 1명이 암에 걸리는 것으로 공식적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 송전탑 주변 주민들 피해 호소 늘어, 진실은?

 

송전탑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인해 암으로 사망하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마을은 한두 곳이 아니다.

 

여수시 율촌면 봉두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축사의 소와 염소가 시름시름 앓다가 죽거나 기형 송아지가 태어난 것도 송전탑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위해성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봉두마을은 1970년대 초부터 15만4000V고압 송전탑이 하나둘씩 설치돼 20기가 마을을 둘러싸고 있지만, 한전은 최근 34만5000V급 5기의 송전탑을 추가로 설치 중이다.

 

특히 30여명의 주민이 각종 암과 뇌졸중으로 사망한 것과 지금도 암, 백혈병, 환경질환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송전탑의 전자파가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4월3일 한전 참여하에 측정한 봉두마을 전자파 측정결과 2.1mG(밀리 가우스)에서 최고 8.7mG까지 검출되는 곳이 확인됐다.

 

이는 전자파 국제기준치인 미국국립방사선보호위원회의 2mG를 초과하는 것으로, 2009년 대한전기학회가 용역 발주한 한전의 조사연구 보고서는 전자파가 4mG가 넘을 경우 각종 암 발병률이 5.6배 증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당진화력발전소가 위치한 당진시 석문면 교로2리 주민들 역시 송전탑으로 인해 80여가구 50여 주민 중 9명이 암투병 중이며 지난 10년 동안 30명의 주민이 암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한전 송변건설처로부터 입수해 공개한 ‘가공 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 연구’ 보고서에서 765㎸ 송전선로로부터 80m 이내에 거주할 경우 3mG의 전자파에 연중 상시 노출된다고 밝혔다.

 

특히 송전용량이 큰 송전선로일수록 전자파로 인한 위험범위가 넓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하나 의원은 “3mG의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소아백혈병 유발률이 3.8배 높아진다는 ‘페이칭(Feychting) 보고서(1993)’와 2배 높아진다는 ‘그린랜드(Greenland) 보고서(2000)’가 있다”며 “345㎸의 경우는 40m이내, 154㎸의 경우 20m이내 일 때 3mG이상의 전자파에 노출된다. 765㎸ 송전선로의 경우 80m이내까지는 전자파 위험지대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전은 송전탑 전자파가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증명된 바 없다는 일관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송전선로 전자파 국제기준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 비전리방사선 보호위원회에서 정하고 있으며 2010년 11월 일반인에 대해 2mG를 국제기준으로 발표했다”며 “우리나라는 국제기준인 2mG보다 낮은 수치인 0.833mG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전 조사연구 최종보고서(2009년 대한전기학회 용역발주 결과)에 “전자파가 4mG가 넘을 경우 각종 암 발병률이 5.6배 증가한다”는 한전 내부보고서가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런 내용의 내부보고서는 없다”고 부인했다.

 

환경운동연합은 “WHO에서는 2002년 고압 송전선로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암가능성물질(2급발암물질)로 지정했다”며 “장기적으로는 대용량 발전 및 송전방식 지양하고 단기적으로는 전자파차폐시설 갖춘 지중화로 장거리 송전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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