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부실계열사 지원하다 '동반위기' 맞나?
대기업들, 부실계열사 지원하다 '동반위기' 맞나?
  • 신관식
  • 승인 2014.01.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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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부실 위험기업 올해 회사채 만기 3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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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신관식 기자] 지난달 한진그룹은 주식, 부동산, 항공기 등의 자산매각 등을 통해 3조5,000억원을 마련해 유동성 위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비슷한 시기에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등을 매각해 3조3,4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자구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려다 기업이 일대 지각변동을 감내하는 등 대기업들이 속속 동반부실 위험에 노출됐다. 실제로 이들 대기업들이 올해 안에 감당해야 하는 물량은 모두 3조원에 육박해 있는 상태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부실계열사 지원 리스크가 불거진 주요기업 6곳(대한항공·한진해운, 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 대성산업가스·대성산업)의 사채·CP 만기도래 일정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이들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중에 올해까지 만기 도래하는 물량 규모가 모두 2조8,55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만기 도래하는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대한항공은 올해 모두 1조 4천1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고, 한진해운은 회사채 3천900억원, CP 50억원 등의 만기 도래 물량을 연내 소화해야 한다. 때문에 지난달 대한항공의 에쓰오일 지분 매각과 한진해운의 터미널 지분 유동화와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자구개선'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S-Oil의 수익성이 악화돼 대한항공 자구책의 핵심인 S-Oil 지분 매각이 원하는 가격에 지분을 처분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항공업과 해운업의 업황 부진으로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이 적자를 보이고 있어 자구개선 계획대로 기업의 수익성 개선여부가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도 올해 대규모의 회사채·CP 만기도래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회사채 1천억원, 현대상선은 회사채 4천200억원과 CP 4천억원 물량의 만기가 올해 안에 도래한다. 


하지만 지난달 말 현대상선의 주가 하락으로 파생계약 관련 부담이 커지자 현대엘리베이터는 2곳의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 하향 조정을 받았다. 1분기 안에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지만 최근 신용평가 부분을 감안하면 인수자 확보와 매각가치의 적정 산정에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수의 증권사가 매물로 쏟아져 나온 최근 상황에서 현대증권 매각도 원하는 가격을 받기에는 쉽지않은 상황이다. 


대성산업은 올해 1천억원 규모, 대성산업가스는 2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올해 안에 돌아온다. 


대성산업가스의 경우 안정적 사업구조를 지녔음에도 유동성 위기를 겪는 계열사 대성산업의 지분을 취득해 지원에 나서면서 신용도를 위협받기도 했다. 


대성산업은 디큐브 시티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설사업으로 유동성에 위기를 맞았지만 그동안 유상증자, 사옥·주유소·디큐브 오피스·호텔 매각 등으로 자금을 마련하면서 올해 회사채 상환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디큐브 백화점 매각과 대성산업가스의 동반 부실 진행 속도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들 기업이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 물량을 소화하더라도 동반 부실화가 심화되면 탄탄한 계열사마저도 신용도가 훼손돼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을 우려된다고 채권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 김익상 연구원은 "그룹 내 큰 비중을 차지하던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처할 때 지원에 나섰다가 견실한 업체도 함께 부실해져 신용등급이 강등하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신관식 shi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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