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차 신고까지 AI 장기화…피해액 1조원 예상
20차 신고까지 AI 장기화…피해액 1조원 예상
  • 이호영
  • 승인 2014.02.0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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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이호영 기자] 지난달 16일 전북 고창 종오리 농장에서 의심 신고로 시작된 'AI 재난'은 17일 해당 농장 오리의 H5N8형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진에 이어 3일 현재까지 2주만에 강원도와 경북 지역만 남기고 전국을 휩쓸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각 시·도 AI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그동안 AI로 살처분됐거나 살처분을 앞둔 닭·오리는 280만 마리를 넘어섰다. 국내 닭(1억 5,000만 마리)과 오리(1,000만 마리) 사육 마리수는 총 1억 6,000만 마리다.


4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AI 방지 차원에서 메추리와 꿩도 가축전염병 관리 대상 동물로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가축전염병 예방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


3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충북 음성 지역 종오리 농장에서 19차 의심 신고가 들어온 데 이어 전북 정읍 지역 토종닭 농장에서 20차 의심 신고 이후 추가 신고는 없다.

 

이번 설 연휴기간까지 부산 강서구 닭 사육농가 등에서 접수된 4건의 AI 의심 신고까지 총 20차 의심 신고 가운데 13건은 양성으로 확진됐고 3건은 음성으로 판명된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AI 정밀검사는 설 연휴동안 추가로 신고된 4건이라고 전했다. 부산 강서 지역의 육계 농장 18차 의심 신고와 전북 정읍 지역토종닭 농장 20차 의심 신고에 대해서는 고병원성 AI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중간 보고했다.

 

나머지 2건인 충북 진천 지역의 육용오리 농장 17차 의심신고와 충북 음성 지역 종오리 농장 19차 의심 신고건은 기존 AI로 확진된 충북 진천 지역 농장의 11차 신고건 10km(방역대 이내) 위치한 농장이다. 11차 충북 진천 오리농장은 오리 9,000여 마리를 매몰 처리했다. 해당 오리는 H5N8형 AI로 최종 확진됐다. 17차 신고건은 1차 정밀검사에서 H5N8이 검출돼 고병원성 AI일 가능성이 높다.

 

야생 철새의 경우 172건이 검사 의뢰돼 103건은 음성으로 판명됐고 총 18건에서 양성이 확진됐다.

 

양성 판정된 지역을 보면 전북 고창 동림지가 9건으로 가장 많다. 이외 전북 지역에서는 군산 금강 하구 신고건까지 총 10건이 양성이다. 충남 서천에서도 3건은 양성으로 판정됐으며 충남 당진 삽교천 신고건까지 충남 지역에서는 총 4건이 양성이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화성 시화호 신고건과 수원 서호 신고건 등 총 2건이 양성이며 전남 지역은 영암과 신안 신고건 총 2건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번 AI 사태는 이전 사태와 달리 이동폭이 넓은 철새까지 감염된 데다 이미 살처분한 가금류를 보면 그동안 AI 발생건에 비교해 확산 속도가 빠른 편으로 '규모에서 역대 최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AI 장기화로 피해액 규모도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2003년 이후 2006년, 2008년, 2010년 4차례 발생한 AI 사태 중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해는 2008년. 전국 19개 시·군 1,500여 농가 닭·오리 1,02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수도권과 충청, 영남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속속 보고되는 AI 소식으로 국민들은 관련 기관과 정부 당국 지침에 주의를 집중시키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AI 판정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 현황을 보면 전북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고 전남도는 죽은 철새에서 AI 바이러스가 발견됐으며 경남도는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AI 사태의 진원지인 전북도는 AI 장기화에 대비해 소독시설 관리 등 방역을 강화 중이며 추가 신고는 접수되지 않고 있다.

 

전남도는 이번 AI 발생 기간 동안 현재까지 해남 송지, 나주 세지, 영암 덕진 2건까지 4건의 의심 신고가 들어와 오리 3건이 고병원성 AI로 확진 판정된 상태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AI 발생 농가 주변 3km 지역내 19개 농가의 닭·오리 35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3일 전남의 신안과 영암 지역에서 사체로 발견된 청둥오리도 H5N8형 고병원성 AI라고 확진했다. 이 지역 철새로는 AI 판정이 처음이다.

 

AI 판정을 받은 철새는 지난달 27일 신안군 암태면 바닷가 옆 웅덩이와 이틀 후인 29일 영암군 삼호읍 해군 부대 활주로에서 발견됐는데 곳곳에 분변을 뿌리고 다니면서 제거는 힘들어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신안 지역 철새가 발견된 반경 10km 안에는 1개 농가가 닭 1,000여 마리를 키우고 영암 발견 지역 10km 안에서는 2개 농가가 닭 13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신안과 영암의 이들 농가뿐만 아니라 철새는 곳곳 분변을 뿌리고 다니지만 제거는 힘들어 감염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충청도는 고병원성 AI 확진을 받은 부여를 비롯해 천안 농가와 반경 3km내 위치한 6개 농가 18만 5,000여 마리의 닭·오리를 살처분하거나 매몰한 상태다. 서천지역 농가에서 발견된 가금류 폐사체도 AI 정밀 검사 실시 결과 AI 감염이 아닌 것으로 판정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발견된 집오리 1마리를 포함 5건 13마리의 야생 조류 폐사체의 농림축산검역본부 AI 정밀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됐다.

 

3일 현재 서울시는 야생 조류 폐사체에 대해 앞서 음성 판정된 13마리를 제외하고 신규 신고된 5건 5마리에 대해 AI 정밀 검사를 실시 중이다.

 

아직까지 서울시는 AI 확정 사례는 없지만 철새가 원인으로 추정되면서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판단, 서울시 동물보호과(1588-4060, 2133-7652)로 신고해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달 28일 밤 밀양시 초동면 토종닭 농가에서 최초로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뒤 경남도는 농림축산검역본부 AI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현재 AI 확정된 사례는 없지만 검사를 실시 중인 밀양 신고 농가 반경 3km(위험지역)내 가금류 사육 농가는 15농가가 16만 5,000수의 닭을 사육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강원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양구군 양구읍 서천 인근에서 청둥오리 2마리가 폐사된 채 발견돼 AI 정밀 검사에 착수했다. 2마리가 죽어있던 지점 반경 10km 이내에는 가금류 농가가 28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 상태다.

 

강원도는 아직까지 의심신고로 접수된 철원 근남면 오리농가나 철원 지역 가금류 농가 2곳에 유입된 사료로 AI 검사가 진행됐지만 모두 음성 판정됐다.

 

한편 AI 확산에 따른 '이동제한조치'로 출하가 지연되면서 사료값 등 부담에 닭값 폭락까지 가시화되면서 양계농가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강원도 한 양계농가는 출하 지연으로 사료비와 난방비, 인건비 등 추가 지출까지 고려하면 하루에 100여만원씩 피해를 입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농가는 "닭이 과도하게 자라 상품성마저 떨어지고 있다. 1kg당 1,600원은 받아야 하는데 1,000원도 못 받고 헐값에 팔았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병아리를 입식했다가 고스란히 부채로 남을 것을 우려해 망설이는 농가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기관에서는 닭·오리 등 소비가 절반가량으로 떨어지는 등 가금류 먹거리 불안이 가중되면서 닭.오리 양계농가의 시름을 덜기 위해 먹거리 불안해소와 소비진작을 놓고 시식회 등 행사에 나섰고 전국별로 대보름축제나 고싸움 놀이축제 등 각종 '축제'의 취소나 연기가 이어지고 있다.

 

건국대도 AI 예방 차원에서 교내 호수인 일감호 주변에 현수막을 내걸고 오리와 접촉하거나 먹이주는 것을 삼가달라고 당부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호영 eesoar@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