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자초한 제2롯데월드, “사고, 사고, 또 사고…”
위기 자초한 제2롯데월드, “사고, 사고, 또 사고…”
  • 서영욱
  • 승인 2014.02.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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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고 속출·대책은 무방비…조기 개장 강행 ‘무리수’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지난 정부의 각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그룹의 ‘제2롯데월드’ 건설 작업이 순탄치가 않다. 특혜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보다는 잦은 부실시공 논란과 안전사고로 문제를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꼴이다. 당초 롯데 측은 오는 2016년 12월 준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를 제외하고 백화점동, 쇼핑몰동, 엔터테인먼트동은 다음 달 완공되는 대로 시에 임시사용 승인신청을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는데,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123층 ‘초고층’ 사다리도 안 닿아…화재·대피에 무방비

 

지난 16일 오전 0시께 제2롯데월드 공사장 47층에 있던 컨테이너 박스에서 불이 났다. 그런데 현재 국내에 있는 소방 고가사다리차는 최대 17층까지 밖에 올라갈 수 없다. 때문에 어제 소방대원들은 44층까지는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고, 그 뒤로는 H빔과 난간을 타고 현장으로 올라가는 위험을 무릅써야 했다. 또 47층에는 소화전이 없어서 소방관들이 공사현장 각 층에 있는 소화기를 챙겨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공사 중인 건물에는 층마다 소화전을 설치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어제 현장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는데, 서울시는 화재 원인이 나오고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47층 이상의 공사를 중단시켰다.

 

특히 최고층 빌딩의 안전대책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데, 서울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위원장 유광상)에 따르면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꼭대기층인 123층에서 지상까지 특별피난계단을 이용해 이동 할 경우, 2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강기와 계단 이용 때에도 1시간 3분이 걸렸다. 롯데건설은 앞으로 연구를 통해 대피시간을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 무리한 조기 개장 강행? 안전사고 속출

 

롯데건설이 조기 개장을 목표로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는 비판 속에 사망사고도 발생했다. 작년 6월25일에는 건물 43층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거푸집 장비(ACS)가 21층으로 떨어져 김모(45)씨가 그대로 추락해 숨졌다. 또 21층에서 작업 중이던 나모(47)씨 등 인부 5명은 파편이 튀어 부상을 입었다.

사고가 발생한 ACS(Auto Climbing System), 즉 ‘무교체 자동상승 거푸집’은 롯데건설이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적용한 공법인데, 공사를 강행하느라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사용했다는 지적도 일었다.

 

또 작년 10월1일에는 11층 공사현장에서 쇠파이프가 50여m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2m 길이의 이 쇠파이프는 잠실역 10번 출구 통로 위에 설치된 지붕 위로 떨어져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 했다.

 

작년 2윌에는 롯데건설이 제2롯데월드 감리사의 메가기둥 11곳에서 심각한 균열이 확인됐다는 의견을 받고서도 안전상 문제가 없다면서 공사를 강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울시의 정밀 조사 결과 “균열이 발견됐지만 보수를 하면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도”라는 결과를 받았다.

 


 

◆ 주상복합 헬기 충돌에 ‘불똥’

 

작년 11월16일 발생한 헬기와 삼성동 고층 아파트의 충돌 사고는 인근에 지어지고 있는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을 의심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관계자들은 언제든지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2롯데월드는 성남비행장 인근에 위치해 군과 항공 관련 기관들이 반대의사를 밝혀왔다.

 

새누리당에서도 층수를 조정해야 한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이혜훈 최고위원은 “건축허가는 났지만 완공된 상태는 아닌 만큼 제2롯데월드의 층수조정 문제는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위차원에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허가된 층수를 모두 완공하지 않고 잠정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정부는) 성남 비행장 하나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는 초대형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 건축을 희생시키는 것은 기업친화적인 국정운영 기조에 맞지 않는다며 허가를 밀어부쳤다”며 “불과 2년 전만 해도 조종사의 75%, 군 관제사의 85%가 충돌위험이 있다고 진술했지만 묵살하고 강행됐다”고 비판했다.

 

◆ 석촌호수 물은 어디로? 주변도 ‘시끌벅적’

 

제2롯데월드의 건설은 그 자체뿐만 아니라 주변에 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2롯데월드 공사와 함께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데, 송파구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석촌호수 수위가 1m 가량 낮아지고 15만톤이 넘는 호수물이 사라졌다. 그에 따라 녹조와 악취까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는 석촌호수 수위 저하를 제2롯데월드 공사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를 지탱하기 위해 지하 깊숙이 땅을 파 기초공사를 했고, 이 과정에서 석촌호수 인근 지하 암반수 층을 건드려 공사 현장으로 지하수가 빠져나오게 된 것으로 송파구는 보고 있다. 지하 암반에서 지하수가 빠져나가자 이를 메우기 위해 석촌호수의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호수 수위가 내려갔다는 것. 롯데 측은 한강물을 끌어들여 석촌호수를 채워놓고 있는데 그 원인을 찾지 못한 채 밑 빠진 독에 물 붇기 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제2롯데월드 완공으로 빚어질 교통개선대책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롯데 측에서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면서 교통 부담이 가중됐다”는 지적에 따라 롯데 측에 교통여건 개선을 위해 도로공사 비용의 추가 부담을 요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