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강덕수 전 회장 ‘정조준’…배임·횡령 의혹 초점은?
검찰, 강덕수 전 회장 ‘정조준’…배임·횡령 의혹 초점은?
  • 서영욱
  • 승인 2014.02.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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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오키나와 미군기지 괌 이전공사’ 주목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그룹 구조조정으로 공중분해된 STX그룹이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받았다. 구조조정 단계서부터 채권단이 제기한 강덕수 전 회장의 배임·횡령 수사에 따른 것인데, STX중공업이 정식으로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면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검찰은 지난 17일 STX남산타워에 있는 ㈜STX, STX조선해양, 팬오션, STX건설, STX에너지, STX중공업 등 계열사 사무실에 들이닥쳐 내부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에서 집중하는 부분은 그룹과 계열사의 자금 조달과 운영을 맡은 재무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009년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괌으로 이전하는 공사의 임시숙소 건설 및 임대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중 배임 의혹은 STX건설이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공사와 관련된 노동자 임시숙소 건설 및 임대사업을 벌이면서 STX중공업에 연대보증을 서도록 한 부분이다.

 

이 사업 시공사였던 STX건설이 사업비를 차입하면서 아무런 지분관계도 없는 STX중공업에 연대보증을 서게 하고 이후 STX건설의 재무 상태가 악화하면서 STX중공업이 원금 150억원과 이자 36억원을 물게 돼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STX건설은 미군기지 이전 사업의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유넥스글로벌(Younex Global)이 군인공제회로부터 브릿지론 1,000억원을 차입했고 미국 정부가 재정난 등을 이유로 이전계획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빚 상환에 직면했다.

 

STX건설은 2012년 7월 만기가 도래하자 보증채무자로서 대출금 중 300억원을 상환했지만 경영 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연대보증을 섰던 STX중공업이 원금 150억원과 이자 36억원 등 186억원을 상환했다. 잔여 대출금 550억원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STX 채권단이 떠안게 됐다.

 

이 때문에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STX중공업이 연대보증을 선 것은 STX건설의 최대주주였던 강 전 회장이 직위를 남용해 ‘입김’을 넣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STX건설과 STX중공업은 지분상으론 아무 관계가 없지만 강 전 회장이 당시 STX건설의 지분 62.2%를 가진 최대주주였고, 이 인적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무리하게 연대보증을 서게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이전계획이 미확정된 상태에서 성급히 사업을 추진한 이유가 석연찮고 차입금의 용처도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선 노동자의 임시숙소의 사업부지를 사업시행사인 ‘유넥스 엔터프라이즈(Younex Enterprise)’ 참여주주로부터 매입한 것이 의심받고 있다. 과다 계상한 부지 매입대금을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채권단은 이번 사업에 참여한 주체들의 지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결국 강 전 회장이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STX 측은 “STX중공업은 이사회 결의를 거친 적법한 의사결정 절차를 준수했고, 당시 STX건설은 양호한 재무 상태로 채무를 충분히 변제할 능력이 있었다”며 “연대보증 당시 STX건설은 구체적 변제 계획도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배임 혐의를 묻는다면 죄형법주의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게 되고,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며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으로 인정될 경우 업무상 배임죄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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