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신관식 기자] 전문가용 디지털SLR카메라로 유명한 올림푸스 한국지사인 올림푸스한국 방일석 전대표가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해 구속됐다. 한때 국내 디지털카메라 업계에서 1위를 이끌었던 방일석(51) 올림푸스한국 전대표이사가 신축 사옥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이를 돌려받는 등 총 37억원을 횡령한 혐의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장영섭)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사옥 신축을 하는 과정에서 공사비 등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올림푸스 한국법인 방 전대표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방 전 대표는 2007∼2008년 신축 올림푸스타워 공사에서 시공사에 허위 과다 계산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등 공사비를 부풀려 지급한 뒤 이를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10억원 가량을 횡령했다.또 임직원 명의로 자신의 급여를 과다하게 지급받거나 회사 광고비를 과다 지급한 뒤 돌려받는 등 횡령 금액은 총 37억여원에 이른다.
앞서 2012년 6월 올림푸스 일본 본사는 방 전대표가 배임·횡령 등을 저지르며 독자 경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방 전대표를 해고한 바 있다. 같은 해 7월에는 사내 감사 결과를 토대로 방 전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국세청의 고발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달 같은 수법으로 최소 50억여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전직 임원 4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방 전대표가 의료용 내시경 사업을 추진하면서 횡령자금을 대형병원 등에 납품로비를 위해 썼는지 등을 조사하고, 구체적인 횡령 액수와 경위, 사용처 등에 대해 보강 수사를 거친 뒤 금명간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방 전 대표 이외에 추가로 구속되는 사람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횡령 혐의는 로비 목적의 비자금 조성이라기보다는 개인적 비리에 가깝다"고 말했다.
방 전 대표는 삼성전자 일본 주재원 출신으로 지난 2000년 올림푸스로 자리를 옮겨 2011년에 올림푸스 본사 집행임원(등기이사)에 선임됐고, 올림푸스한국의 초대 법인장으로 12년간 재직한 바 있다.
신관식 기자 shin@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