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주변 호텔허용…경실련 vs 여행업계 신경전
학교주변 호텔허용…경실련 vs 여행업계 신경전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4.05.0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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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이호영 기자] 현재 '학교주변 호텔건립' 규제 완화를 골자로 정부가 발의한 '관광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계류 중인 가운데 경실련 등 일부 여론과 여행업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까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정부와 전경련의 학교주변 호텔건립 추진에 대한 움직임과 관련 특히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구 미대사관 숙소부지)를 소유한 대한항공 등 대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지속적으로 반대성명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여행업계는 정부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며 "이번 개정안에서 재벌특혜 논란을 불러일으킨 대한항공이 적용범위에서 제외돼 여론이 충분히 반영됐다"며 "미풍양속을 해치는 부대시설(유흥주점과 단란주점, 청소년 유해업소 등 교육환경 저해시설)이 없는 관광숙박시설이 대한 규제는 반드시 풀어야 한다. '학교환경 위생정화구역'내 관광숙박시설이 하루 빨리 허용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동안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19대 국회 개원 이후 2012년 10월 법안이 제출됐지만 '대기업 특혜 논란' 등으로 2013년 7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1차 논의 이후 더 이상 관련 논의가 없었다. 

그러다가 박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불거진 규제완화 일환으로 정부가 제출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지난 16일 제323회 국회 임시회 제1차 법안소위 회의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교육환경 악화와 학습권 침해 등 반대도 비등해 법안소위 통과는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 교육계 우려 등을 반영, 문화체육관광부가 국회에 제출한 관광진흥법 개정안 3차 수정안은 적용대상 호텔을 100실이상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기존 학교보건법상 교문 기준이 아닌 학교 경계 기준으로 50m 밖에서만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없이 호텔 설치를 허용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경실련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과 관련 경실련은 주민들과 함께 '대한항공'이라는 재별특혜 이슈뿐만 아니라 서울시내든 전국이든 호텔건립이 '학교주변'이어야 하는 이유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실련은 현재 학교주변 관광호텔 허용의 핵심 명분이 되고 있는 호텔객실 부족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지적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서울시 통계자료 분석자료를 통해 경실련은 "서울시 호텔 실제 이용률은 78.9%로 객실 여유가 많다"며 "정부와 전경련이 내세우는 관광객 증가에 비해 호텔 객실이 부족하다는 논리는 근거가 빈약하다"고 반박했다.

경실련은 서울 외국인 관광객수는 꾸준한 증가(연간 약 20%)를 보이고 있지만 2012년 자체 조사결과를 통해 서울시내 전체 호텔 이용률이 평균 78.9%에 그치고 있다며 숙박시설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호텔 선호율이 74% 정도인 점, 그리고 서비스드레지던스나 게스트하우스, 여관, 홈스테이, 외국인 도시민박, 한옥체험업, 친구집, 콘도나 펜션 등 호텔외 대체 숙박시설까지 고려하면 숙박시설 여유는 많다는 것.

비ㆍ성수기를 감안해도 성수기인 10월 호텔의 최고 이용률은 84.2%에 불과해 숙박시설 부족으로 학교주변까지 호텔건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서울 호텔 객실수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해 공급과잉이 초래될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해마다 십여개 업소(객실수 연간 2,000~3,000개)씩 증가했고 지난해는 특히 30개 업소가 문을 열어 지난해 기준 192개 업소 3만 228객실이 영업 중이다. 지난해 말 호텔 사업계획승인 건만 보더라도 101개 1만 6,543 객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2010년부터 2013년 4년간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투자가 중단된 호텔만해도 41개라고 강조했고 한국여행업협회는 서울 전역의 숙박시설 양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에 비해 서울 관광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궁과 명동, 광화문 등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는 서울 구도심 지역 호텔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여행업협회는 "서울 전역이 아니라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의 호텔 현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의 문화와 한류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한 외국인들이 서울 등 수도권 도심 숙박시설이 부족해 외곽에서 숙박 후 장시간 이동해 겨우 도심을 관광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서도 경실련 관계자는 "현재 공급 초과 우려가 일고 있는 서울시내 호텔 업소를 보면 크게 늘어난 지역도 관광객이 자주 찾는 명동, 중구 등지"라며 "특1등급이나 특2등급이 아닌 비즈니스 호텔 확충 비율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호영 기자 eesoar@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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