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합성천연가스사업 진출, 경제성 낮아도?
한전 합성천연가스사업 진출, 경제성 낮아도?
  • 윤병효 기자
  • 승인 2014.10.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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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기업과 손잡고 인니에 공장 건설, 신중한 검토 필요
 

[이지경제=윤병효 기자] 한전이 해외 합성천연가스 사업에 진출한다. 하지만 향후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사업경쟁력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전은 독일 티쎈크루프 우데사와 기술부문 합자회사인 캡코우데사를 한국에 설립,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 회사들과 현지에서 합성천연가스(SNG) 공장 건설 및 운영하는 사업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합성천연가스란 같은 탄화수소 계열의 석탄을 고열·고압 상황에서 합성처리해 생산하는 천연가스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광양에 합성천연가스 공장을 준공했다.

한전은 인도네시아 트라킨도 그룹의 ESGL사 및 석탄회사인 MMKU사와 연 110만톤 생산규모의 합성천연가스 공장 건설 및 운영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사업공동개발협약 내용에 따르면 한전은 타당성조사, 자금조달 등 전반적 사업개발을 총괄하고, 캡코우데는 석탄가스화 제반기술을 제공한다. ESGL과 MMKU는 석탄 및 부지를 제공하고 사업 인허가를 맡는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2020년부터 판매가 이뤄진다.

합성천연가스사업은 총 투자비가 약 3조원이 예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그만큼 신중한 경제성 분석이 요구되는 사업이다. 하지만 향후 국제 에너지 가격을 전망했을 때 과연 이 사업에 경쟁력이 있을까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합성천연가스의 경쟁상대는 기존 천연가스다. 따라서 합성천연가스의 생산단가가 천연가스 생산 단가보다 낮아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합성천연가스의 생산 단가는 천연가스 생산 단가보다 높다. 다만 한국처럼 천연가스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는 나라의 경우에는 도입 비용이 높기 때문에 자국에서 합성천연가스 사업을 한다면 일정부분 사업경제성이 발생한다.

하지만 한전이 사업을 진출하는 인도네시아는 다름아닌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당연히 합성천연가스가 천연가스 생산 단가보다 높기 때문에 사업경제성이 떨어진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가스 생산국인 것은 맞지만 자국 생산가스 대부분을 해외로 판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해 되려 자국에서 쓸 수 있는 가스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값싼 석탄에서 가스를 뽑아내는 합성천연가스의 사업경제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너지는 곧 안보와 직결되는 관점에서 볼 때 인도네시아의 천연가스 수요가 많아지면 정부가 강제로 해외 판매량을 줄여 자국 수요로 돌릴 가능성이 높다.

한전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합성천연가스를 한국으로 수입하면 기존 천연가스 수입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또한 힘들 것으로 예견된다. 앞으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세계경제 침체 상황에서 미국 셰일가스 수출과 모잠비크 등 동부아프리카의 천연가스 판매까지 본격화 되면 국제 공급이 수요를 앞서 가격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한전의 합성천연가스 수입가격이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수입가격보다 우수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포스코의 합성천연가스 사업도 이미 공장 준공은 마쳤지만 기존 천연가스 가격에 밀려 생산이 지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가스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한전이 해외 기업과 손잡고 해외로 신사업을 진출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성과에 집착해 사업경제성도 없는 일을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

한전 관계자는 “합성천연가스 사업은 아직 검토 초기단계”라며 “경제성을 철저히 분석한 후 사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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