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 원양선 '오룡호' 침몰…사조산업의 '악재'
명태 원양선 '오룡호' 침몰…사조산업의 '악재'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4.12.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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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계열사 영업익 수십억원대 그쳐...사조산업 트롤선 조업중 침몰
1일 오후 사조산업의 명태잡이 트롤선 오룡호가 러시아 동쪽 바다에서 침몰했다. 러시아 추코트카주 인근 서베링해에서 조업 중 가라앉은 원양어선 '501 오룡호'는 36년된 노후 선박인 것으로 알려졌다.
 
▲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 중에 침몰한 사조산업의 원양어선 ′501 오룡호′는 36년 노후된 선박이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2시경(한국 시각) 러시아 극동 서베링해에서 사조산업의 1,753톤(t)급 명태잡이 트롤선 '501 오룡호'가 조업 중 침몰, 한국인 선원 10명을 포함해 52명이 실종돼 선원 구조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 
 
1일 사고 직후 외국인 선원 7명과 한국인 선원 1명이 구조됐지만 한국인 선원은 저체온증으로 구조 직후 사망했다.
 
이날 사조산업 소속의 다른 원양어선과 러시아 선박들이 급파돼 나머지 선원들에 대한 수색 작업이 밤새 진행됐지만 추가 구조는 없었다. 
 
현재 사고 지점의 기상 여건이 바람 초속 25~27m, 파도 5~6m 가량으로 안 좋아 큰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사고 당시 오룡호에는 한국인 선원 11명을 비롯, 필리핀인 13명, 인도네시아인 35명, 러시아 국경수비대 소속 감독관 1명까지 모두 6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사조산업은 부산지사 브리핑을 통해 "오룡호 고기 처리실에 어획물을 넣는 작업 중 한꺼번에 많은 물이 유입되며 배수구가 막힌 상태에서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며 "복원됐다고 판단해 펌프 등으로 배수작업을 했지만 갑자기 배가 심하게 기울면서 퇴선명령과 함께 선원들이 탈출했다"고 밝힌 상태다. 
 
2일 현재 정부는 외교부를 비롯해 해양수산부, 국민안전처 관계자 등과 구조 및 사후 수습을 위한 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선원 구조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사고 선박은 1978년 11월 스페인에서 건조돼 2010년 사조산업이 인수했으며 인수 전 2003년 스페인 업체가 대대적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한 적이 있었지만 구조변경 없이 낡은 시설들을 교체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조그룹은 식품계열사 3분기 실적부진 속 악재가 겹쳤다. 
 
40여년 동안 원양산업과 참치 유통산업을 해왔던 사조산업은 각국의 규제와 시장 판도 변화 등으로 고전을 거듭해왔다. 
 
사조대림과 사조해표 등 계열사를 두고 그룹의 구심점으로 역할해온 사조산업은 횟감용 참치와 통조림용 참치를 잡아 판매해오며 업계에서 입지를 다졌다. 
 
또 명태 트롤과 오징어 채낚이 등 다른 원양어업을 통해서도 성장 발판을 마련한 사조산업은 식육 가공업과 도소매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도 했다.
 
특히 사조산업은 최근 수년간 각국 원양어업 규제 심화와 국내 식품업계 판도 변화라는 파고를 넘어왔다. 참치 어획 규제는 강화 추세인 데다 명태사업도 러시아 정부의 조업 쿼터 배정 축소라는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사조그룹의 수산물 가공업체 사조대림의 경우 올해 3분기 1,400억원대 매출액 속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수십억원대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이 2%에도 못 미친 상황이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명태사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사조산업이 러시아 해역까지 진출한 이유도주요 어종인 명태 자원을 확보하기 위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오룡호 침몰사고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까지 입은 사조산업의 러시아 사업은 이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사조산업의 미래도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1일부터 구조선 4척이 밤샘 작업을 벌였지만 2일 현재 오룡호의 실종 선원은 더 이상 추가 발견되지 않고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오룡호 침몰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선원 가족들은 사조산업 부산 본부에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이지경제=이호영 기자]
 
 
 
 

 


이호영 기자 eesoar@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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