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8번째 산재사…'죽음의 조선소' 오명
현대重 8번째 산재사…'죽음의 조선소' 오명
  • 윤병효 기자
  • 승인 2014.12.0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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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작업 중 추락사, 안전망 등 안전장치 전혀 없어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또 다시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앞선 7명의 사망자들처럼 이번에도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다. 

현대중공업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27일 오후 6시 40분경 LNG선 내부 상층부에서 청소작업을 하던 이모 씨(51세)가 아래로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졌다.

▲ 작업 중인 현대중공업의 LNG선

이 씨는 도장작업 전에 필요한 청소작업을 위해 청소기구를 들고 사다리로 상층부로 올라가던 중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씨와 함께 인근에서 작업을 하던 동료 2명은 쿵 소리가 들려 소리가 난 곳으로 가보니 이 씨가 위쪽을 보고 쓰러져 있어 급히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이 씨가 정확히 어느 높이에서 추락한 지는 알 수 없지만 LNG선 내부 높이가 20미터이고 이 씨의 목, 허리, 갈비뼈 등 여러 곳이 골절된 점에 미뤄 최고 높이에서 여러 철근에 부딪히며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청소작업 시 추락 위험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전장치를 전혀 설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미포조선소의 도장작업 관련 자료에는 소청소업 시 미끄러지거나 발을 헛디뎌 추락위험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작업자의 주의 및 안전장치 설치가 필요하다고 적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이런 안전규정을 갖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장에는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탱크 안이 어둡기 때문에 소지작업 시에는 안을 환히 비추는 방폭등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고, 작업자 추락에 대비해 안전망 설치도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안전장치들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 이 씨가 소지작업 중 추락한 곳

이 씨의 사고로 올해 현대중공업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만 8명째다. 이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죽음의 조선소'라는 오명과 함께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사고들은 모두 20년전에 일어나던 사고 유형과 똑같다"며 "그 만큼 회사가 안전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관계자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안정적 고용, 안전한 근무환경, 사고예방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 씨 사고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며 "전사적으로 안전을 강화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미처 신경쓰지 못한 곳에서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사업장은 노동부에 의해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지경제=윤병효 기자]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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