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이 주관하고 있는 하나그린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상장을 재추진한 가운데 일각에선 하나그린스팩이 과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그린스팩은 다음달 1일~2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주당 4000원씩 500만주, 총 200억원 규모로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1월 10일이다.
하나그린스팩은 당초 지난 8월 공모 예정이었지만 스팩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시장이 꽁꽁 얼어붙자 어쩔 수 없이 상장을 연기했다.
스팩은 규정상 상장예비 심사 결과가 나온 뒤 6개월 안에 상장신청서를 내야 한다. 지난 5월 20일 심사를 통과한 하나그린스팩 상장 일정이 미뤄지자 자칫 상장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당시 하나대투증권 측은 “키움제1호스팩 등이 공모에 크게 실패하면서 심사 승인 유효기간 만료가 다가옴에도 구체적인 일정을 못 잡고 있다”면서 “스팩의 인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공모를 아예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스팩 공모에 대해 몇 달 전만해도 회의적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최근에 와서 상황이 역전됐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승세로 상장된 스팩 매수세 역시 증가하며 공모가를 웃돌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여파로 하나대투증권을 포함한 증권사들은 스팩 성공 기대감이 어느 때 보다 부풀어 오르는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선 하나대투가 최근 에스비아이앤솔로몬 스팩 지분을 매각했다는 점에서 과연 장밋빛 전망만 만 기대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하나대투증권은 에스비아이앤솔로몬 스팩 지분 4.70%(80만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8일부터 장내 매매를 통해 주식을 처분했으며 보유지분은 9.41%에서 4.71%로 축소됐다.
한 스팩전문가는 “스팩주 가운데 가장 낮은 상승률인 에스비아이앤솔로몬스팩 조차도 공모가 대비 7.60% 올라섰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대투가 얼마 전 이 지분을 매도해 축소시켰다는 것이다. 최근 분위기상 스팩 성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대투가 주관하는 하나그린스팩의 상승세를 타게 하려는 행보인지 의문이 든다” 말했다.
서병곤 sbg1219@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