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자동차가 미국에서 업계 사상 최대의 벌금을 물게 됐다. 사망 및 상해 사고 보고를 누락시켰다는 혐의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의하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날 혼다가 지난 2003년부터 2013년 까지 11년 간 1,729건에 달하는 사망 및 상해 사고 보고를 누락시켜 7,000만 달러(한화 약 766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NHTSA는 “혼다가 안전과 관련된 잠재적 문제를 통보해야 하는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각각 3,500만 달러의 벌금을 매겼다. 이는 NHTSA가 부과할 수 있는 최대 벌금 한도는 건당 3,500만 달러로 정해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강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앤서니 폭스 교통부 장관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안전과 관련된 이슈를 보고하지 않은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벌금은 법을 어기는 자들에게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혼다에게 내려진 벌금은 자동차업계 사상 최고 규모이다. 앞서 제네럴모터스(GM)은 지난해 점화스위치 문제와 관련, 당국에 보고를 제 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3,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혼다는 당시 GM에 매겨진 벌금의 2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받았다.
앞서 NHTSA는 다카타 에어백으로 인한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대규모 누락을 발견했고, 이에 혼다는 지난해 12월29일 벌금 납부에 대한 동의 명령에 합의했다.
이후 혼다는 NHTSA의 명령에 따라 누락된 사건들을 조사하고 새롭게 사고 수를 집계해 보고하기로 했다.
릭 쇼스텍 혼다 북미법인 부사장은 "우리는 이번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과거에 발생한 결점들을 고치기 위한 행보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투명성을 극대화하고 보고 강화를 위해 NHTSA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지경제=강경시 기자]
강경식 기자 liebend@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