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길고양이와 인간의 공존에 대하여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길고양이와 인간의 공존에 대하여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5.01.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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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시점에서 풀어낸 '친구'와 '유해동물'에 대한 이야기

13년 겨울, 우리나라 최고의 아파트값을 자랑하는 압구정 구현대 아파트에서 바싹 마른 고양이 사체 수십구가 발견됐다. 고양이가 거슬린다는 이유로 지하실 출입구를 막자, 따뜻한 곳을 찾아 들어갔던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이 그곳에서 꼼짝없이 굶어죽고만 것이다. 이른바‘압구정동 고양이 사건’이다.

 

길고양이와 공존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과 길고양이는 시끄럽고 지저분하기 때문에 공존할 수 없다는 입장이 정면에서 충돌한 이 사건으로 음지에서 묵묵히 고양이들을 챙기던 '캣맘'들이 부각되기도 했었다.

고양이 학대와 살해 사건은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예전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인식이 바뀌면서, 도덕적 질타의 강도가 강해진 것일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고양이, 특히 길고양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제작진은 길고양이와의 행복한 공존을 모색하고자 대만과 일본의 성공적 선례들을 영상에 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위해 노력하는 이른바 '캣맘'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고 있다.

길고양이 웅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7년 전 어느 날 밤, 서울시 등촌동 모 빌라 화단 구석 나무 덤불 사이에서 홀딱 젖은 채 힘없이 울고 있는 아가 냥이를 지금의 집사가 발견했다. 그 이후 7년째 ‘옹이’ 라는 이름의 집고양이로 안락한 생활을 누려왔다. 때맞춰 제공되는 양질의 사료와, 약간의 애교를 선보이면 어렵지 않게 획득되는 간식, 눈, 비, 바람, 추위, 더위 같은 기상적 문제로 곤경에 빠져본 적 없고 폭신한 잠자리가 24시간 제공되는 안락한 삶...?

옹이는 길 위의 삶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창문을 통해 가끔 화단에서 해바라기를 하는 길냥이 친구들을 보긴 했지만 그들의 고된 생활을 알 턱이 없는 옹이. 그러던 어느 겨울 날, 소파 위에서 식곤증으로 꾸벅꾸벅 졸다 TV를 통해 ‘압구정동 아파트 고양이 사건’를 접하게 되고 거리의 생활을 하는 고양이 친구들의 비참한 현실에 충격을 받는다.

그날 밤, 따듯한 이불 속 집사의 폭신한 팔뚝을 베고 누운 옹이. 평소엔 곯아 떨어졌을 시간이지만 옹이는 왠일인지 잠이 오지 않는다. TV에서 봤던 죽은 친구들의 사체, 특히 아기 냥이들의 참혹한 모습을 보며 자신이 처음 구조되던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 춥고, 배고프고, 무서웠던...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길 위의 친구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인간과 다정하게 지내는 친구들은 없는지... 끊임없는 상념이 머리를 어지럽히자 옹이는 자신도 모르게 따듯함과 안락함을 박차고 일어나 집을 나선다. 그리고 인간과 길냥이 친구들이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는 곳을 찾아 먼 길을 떠난다.」[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제작펀딩 소개글 中

서울에서 시작된 웅이의 여행은 일본과 대만을 지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길고양이를 소재로 책을 쓰는 작가들과 고양이 구조협회 관계자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한 후 주변국의 길고양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증이 치민 것이다.

 

애니메이션과 영상의 결합…웅이

영화는 이와 같이 길고양이 웅이의 관점에서 인터뷰와 여행을 진행한다. 또한 중간중간 웅이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를 위해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웅이를 화면속에 옮겨 놓았다.

또 고양이의 습성을 이해하고 고양이의 행동을 따라가는 왕성도 높은 카메라 워킹을 통해 고양이의 시선에서 고양이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길고양이와의 '공존'에 대한 이와 같은 시도는 이전에도 여러 콘텐츠를 통해 제기되었지만 사람 중심에서 이해하려 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캣맘'들을 대하는 시선이 조금은 따뜻해졌으면 한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조은성 감독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제가 밥을 주고 있는 고양이 웅이의 시선으로 인간과 길고양이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로드다큐멘터리 입니다"로 말문을 띄고 "지난 2013년 여름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통해 올해 8월 개봉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영화를 통해 길고양이에 대한 우리 인간의 마음가짐이 조금이라도 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소감을 통해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제작펀딩을 통해 투자금을 모집하고 있으며 'goodfunding'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이지경제 = 임태균 기자]


임태균 기자 text12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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