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배달통 사실상 합병…시너지 여부 관건
요기요·배달통 사실상 합병…시너지 여부 관건
  • 양동주 기자
  • 승인 2015.05.1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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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만큼 비약적으로 성장한 배달앱 시장. 2010년 시작된 배달앱 시장은 어느새 약 1조원 이상의 규모를 형성했고 등록 사업자만 100여개를 훌쩍 뛰어넘는다. 게다가 1~2인 가구가 증가에 힘입어 향후 시장규모는 10조원대까지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앱 시장의 90%를 점유한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의 3강체제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만큼 주도권 다툼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사실상 합병? 요기요·배달통 기묘한 공존
지난달 30일 요기요와 배달통은 협업을 공표하고 나섰다. 요기요측이 밝힌 협업의 목적은 시너지 창출. 협업으로 물리적인 거리를 좁히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양사의 장점이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나제원 알지피코리아 대표는 “양사간의 사업상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을 함께 연구해 더 좋은 배달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협업 발표에 맞춰 조직개편 및 경영진 역할분담도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실제로 요기요 운영업체인 알지피코리아에 따르면 배달통 인력 약 35명이 이미 서울 역삼동 소재 요기요 사무실로 이전했고 김태훈 배달통 대표는 의장직을 수행하기로 결정된 상태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협업은 명목상에 불과하고 사실상 요기요가 배달통을 흡수한 것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배달통이 딜리버리히어로에 자사 지분 50%를 매각한 이후 꾸준히 거론된 합병 소문이 현실화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업계에서는 조직개편을 거쳐 결국 요기요와 배달통의 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예견한 바 있다.

◆협업의 시너지 과연 어떻게?
합병여부에 대한 논란과 상관 없이 이번 결정은 업계 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배달통 간 주도권 다툼에 촉각이 곤두서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약 300만명에 이르는 월간순방문자(MAU)를 끌어들이며 배달앱 시장 1위를 굳건히 한 상태이다. 단순 비교하자면 배달의민족의 점유율은 MAU 기준 각각 200만명, 80만명에 불과한 요기요, 배달통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

허나 요기요와 배달통을 합치면 당장에 배달의민족을 위협할만한 수준으로 확대된다. 이들이 구축한 연합전선을 배달의민족을 겨냥한 포석으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도 가맹점 정보 공유가 가능해진 요기요와 배달통의 시너지를 기대해봄 직 하다. 이 경우 가장 많은 가맹점을 확보한 배달통이 요기요에 직접적인 수혜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요기요를 프리미엄급으로 차별화하는 이른바 이원화 전략을 가동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이다.

다만 배달의민족을 빠른 시일에 추월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른다. 특히 요기요와 배달통이 서비스 차별화에 실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 대표가 “요기요와 배달통의 개별 브랜드를 유지하고 각 서비스의 장점을 살리겠다”라며 밝혔지만 염려했던 이용자 중복현상이 발생한다면 협업의 시너지는 고사하고 한지붕 아래 제살깎아먹기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지도 앞선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자금력 대항여부 관건
한편 요기요와 배달통의 협업 발표 이후 배달의민족의 행보에 대한 궁금증 역시 증폭되고 있다. 그만큼 협업이 배달앱 시장 판도 재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반증이다.

그나마 배달의민족의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인지도 측면에서 요기요·배달통에 여전히 우위를 점한다는 사실이다.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의민족은 배우 류승룡이 등장하는 독특한 광고와 다양한 마케팅 등에 힘입어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요기요·배달통 역시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배달의민족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물론 배달의민족 입장에서 요기요·배달통 간 협업은 분명 부담스러운 요소이다. 무엇보다도 요기요·배달통 연합군의 실탄을 책임지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배달통 최대주주이자 알지피코리아를 자회사로 둔 딜리버리히어로는 기업가치 19억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배달음식 전문업체. 2012년 서비스 이후 이후 어느새 선두권에 안착한 요기요에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한 딜리버리히어로의 전례를 고려할 때 이번 협업이 또 한 번의 기폭제가 될 공산이 크다.

일단 배달의민족 운영업체인 우아한형제들 역시 지난해 말 골드만삭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부터 400억원을 투자받는 등 자금조달에 아직까지 별다른 어려움은 없는 듯하다. 다만 향후 투자 유치 과정에서 회사측 보유 주식 감소 여부가 경영권 방어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위협요소임에 충분하다.

◆합종연횡의 시작? 전면개편의 신호탄?
전국7웅이 패권을 다투던 전국시대에 진(秦)을 제외한 나머지 6국은 힘을 합쳐 막강한 진에 대항하거나(합종:合從) 개별적으로 진과 횡적 동맹(연횡:連衡)을 맺어 생존을 도모했다. 이른바 합종연횡(合從連衡)이다.

거대세력에 맞서기 위해 세력균형을 꾀하는 합종연횡의 기본 개념은 현실사회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재현되고 있다. 요기요와 배달통 협업에서 시작된 배달앱시장 변혁의 기운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와 배달통의 협업이 어떤 식으로 시너지를 낼 지 아직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다만 제대로 된 주도권 다툼을 위해 힘을 합친 요기요·배달통의 전략이 업계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다분하다”라고 말했다.

[이지경제=양동주 기자]

 


양동주 기자 djyang@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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