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친일기업 논란, 삼양그룹과 전범기업의 합작…어떻게 볼 것인가?
[단독]친일기업 논란, 삼양그룹과 전범기업의 합작…어떻게 볼 것인가?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5.08.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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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이지경제에서는 친일기업 논란이 일고 있는 기업들을 톺아보려 한다. 처음은 10만명 이상의 근로정신대를 동원한 제1의 전범기업 미쓰비시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삼양그룹’이다.

   
 

미쓰비시의 뻔뻔스러운 민낯…국적에 따라 달라지는 피 값

근대산업시설’이라는 미명아래 수많은 조선인강제징용자의 목숨을 빼앗은 미쓰비시그룹의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해저탄광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지난 7월 5일 결정되었다. 이 때를 즈음하여 일본 언론에서는 일본 전범기업들이 아시아의 산업발전을 이끈 원동력이란 헛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7월 19일에는 '미쓰비시 머티리얼(前 미쓰비시 광업)' 대표단이 미국을 직접 찾아 2차 대전 당시 미군 포로들을 강제노역에 동원한 데 대해 머리를 숙여 공식 사과했다. 또한 중국인 피해자에 대해서는 사죄와 함께 배상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미쓰비시는 ‘과거의 비극에 대해 윤리적인 책임을 통감한다.’며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 피해자들에게도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광경을 지켜보는 국내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씁쓸한 심정을 가눌 수 없다. 미국인 피해자 등에 대해서는 요구가 없어도 달려가 머리를 조아리고 사죄를 구하는 반면, 한국인 피해자에 대해서는 배상하라는 법원의 명령이 있어도 부당하다며 팽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 관련 시민단체는 미쓰비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다시 시작하며 미쓰비시의 진솔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과거사 규탄에 미쓰비시그룹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미쓰비시가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 10만명을 끌고가 고혈을 짜낸 일본 전범기업 중에 제1의 전범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관련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전범기업 미쓰비시와 함께 삼양그룹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삼양그룹 창업주 수당 김연수(金秊洙) 회장이 ‘친일 족적’을 남긴 것과 삼양그룹이 화학 산업에서 전범기업 미쓰비시그룹의 ‘미쓰비시 화학’과 합작을 통해 이익을 창출한 것이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이 그 이유이다.

창업주의 뚜렷한 친일족적…
삼양그룹의 화학산업과 미쓰비시그룹의 바라보기 불편한 동거…계속될까?

논란의 요지는 이러하다. 삼양그룹이 삼남석유화학, 삼양화성, 삼양화인테크놀로지 3개 합작법인을 설립함에 있어 파트너인 일본 Mitsubishi Chemical Corporation(미쓰비시 화학, 일제강점기 당시 사명 : 日本(니혼)化成공업)의 조선인 근로자 강제동원 사실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삼양그룹과 미쓰비시그룹이 합작법인을 통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삼양그룹이 근로정신대를 비롯한 강제징용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주장을 제기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에 대한 근거로 삼양그룹 창업주 수당 김연수(金秊洙) 회장이 일제강점기 당시 중추원 참의를 지내는 등 뚜렷한 친일족적을 남긴 것을 뽑았다. “대표적 전범기업과 합작을 하는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삼양그룹 김연수 창업주는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의 자문기관인 중추원 참의로 활동했으며, 총독부 시국대책조사위원, 만주국 명예총영사, 국민총력연맹 후생부장, 조선임전보국단 간부 등의 직함을 보유했다. 1935년엔 총독부가 발간한 <조선공로자명감>에까지 등재되기도 했다.

이러한 친일의 결과, 김 창업주는 2009년 6월 친일반민족위를 통해 친일반민족 행위자로 규정됐으며, "친일행위로 얻은 재산을 몰수한다"는 친일반민족위의 결정으로 김 창업주가 보유했던 전북 고창군 땅 1만여㎡(약 3030평)가 국가에 귀속되기도 했다.

결국 삼양그룹과 미쓰비시그룹의 합작을 둘러싼 논란은, 삼양그룹의 뚜렷한 입장표명이 있기 전까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경제 = 임태균 기자]


임태균 기자 text12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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