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 늘리지만 소비자 마음 돌아설까?
용량 늘리지만 소비자 마음 돌아설까?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5.12.04 18: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질소 충전된 과자 봉지 150여 개를 묶어 만든 '과자 뗏목'

최근 제과업계는 자발적인 과자 용량 증가로 ‘질소과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오리온은 ‘질소과자’ 논란에 스스로 제품의 중량은 늘리면서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으로 시장에 변화를 가져왔다. 자사 인기제품인 포카칩을 지난 9월 생산분부터 기존 60g 규격을 66g으로, 124g을 137g으로 각각 10%씩 늘려 생산한 것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11월부터 21개 제품의 포장재를 축소하고, 8개 제품의 양을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실시해 왔다. 이에 올해 3월에는 연간 약 88t의 포장재 잉크 사용량과 원가를 절감하기도 했다.
 
특히 큰 부피에 비해 내용물이 적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포장 내 빈 공간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에도 힘썼다. 오리온 포카칩 생산공정을 개선한 결과, 제품 내 빈 공간의 비율을 환경부가 정한 35%보다도 더 낮은 25% 미만으로 낮췄다.
 
이 밖에도 오리온은 지난 10월에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情의 양을 11.4% 늘렸는데, 연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제품을 가격 변동 없이 양을 늘렸다는 것은 그 의미가 깊다.
 
지난 1974년 출시된 초코파이情의 경우 오리온과 함께 성장해온 제품으로, 수출 국가는 60여개 국이며, 연간 글로벌 판매량은 21억 개에 달하는 빅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이에 오리온은 초코파이情 생산에만 약 30억 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되며, 포카칩의 추가 생산비까지 합칠 경우 제품 증량으로 연간 총 70억 원 가량의 비용이 더 들게 된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 소비자의 반응이 달라진 것인지, 중량을 늘린 포카칩의 10월 한 달 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138억 원을 기록해 매출에 기여를 하고 있다.
 
 
 
롯데제과 눈치껏 따라가기?
업계 1위에 있는 롯데제과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사 제품의 중량을 늘리고 가격은 유지하기 시작했다.
 
롯데제과는 지난 3일 개당 35g인 ‘초코파이’ 중량을 39g으로 11.4% 늘리고, ‘자일리톨껌(오리지널, 핑크민트, 아이스민트 리필 포장 3종)’도 97g에서 108g으로 11.3% 증량했지만 두 제품 모두 가격변동은 없었다.
 
초코파이의 경우 마시멜로우와 초콜릿이 더 들어갔고, 또 자일리톨껌은 한 봉지당 7알이 더 늘어난다. 이들 제품은 12월 생산에 들어가 내년 1월부터 점포에 진열된다.
 
이외에도 롯데제과는 꼬깔콘(봉지팩)의 포장공간 비율을 지난 3월 기존 18%에서 16%로 줄이고, 찰떡파이는 8월부터 케이스의 공간 비율을 기존 12.4%에서 7.1%로 줄인 바 있다.
 
다만 시장 제품 중 판매율이 높지 않은 일부에서만 중량을 올려 소비자들의 눈속임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롯데제과의 판매 1위 제품은 빼빼로다.
 
 
 
 
“업체 자발적 개선 필요한 때”
지난달 소비자시민모임에서 조사한 ‘감자스낵 품질‧가격 비교정보’에 의하면 감자과자 21개 중 12개가 환경부 포장공간 비율 기준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서 제과류의 포장공간 비율은 20%, 공기주입 방식(질소충전 봉지과자) 포장은 35%로 제한하고 있지만, 공기주입 방식 포장의 감자스낵 15개 제품 중 8개 제품과 일반 제과류에 해당하는 감자스낵 6개 제품 중 4개 제품은 포장공간비율을 넘었다.
 
현행 포장 관리는 유통단계가 아닌 제조단계에서의 포장 적합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나, 소비자가 구매하는 실제 유통 제품은 포장공간기준을 넘는 경우가 다수 있어 과대포장 관리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업체가 제조 당시 포장공간비율을 충족하더라도, 유통 과정 중에 제품이 깨지거나 부스러짐에 따라 소비자는 제조 당시보다 제품의 부피는 줄어들고, 포장공간이 늘어난 제품을 구입하게 되는 구조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소비자 설문조사에서도 제과 제품이 내용량 대비 과대포장이라는 의견이 81%에 달했다”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제과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포장공간을 줄이는 등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지경제 = 김창권 기자]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4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김성수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