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치킨, 높은 가격 다 이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 높은 가격 다 이유 있다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5.12.16 08: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세 치킨집, 광고 한번 못하고 폐업 늘어

 

후라이드 치킨 (해당 이미지는 기사내용과는 무관)

최근 닭고기 가격의 하락에 치킨가격이 떨어지나 싶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또 치킨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며 하소연하는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어 이유를 알아봤다.
 
먼저 닭고기 가격의 폭락은 하림·올품 등 업계 선두그룹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공급량을 늘리면서 이른바 ‘치킨게임’에 의한 공급과잉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12월 기준 산지대닭(1.6kg)의 가격은 1500원으로, 지난 2010년 평균 1899원에서 2015년 상반기 1627원으로 5년 사이에 14.3%가 하락했고, 올해 6월에는 1391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특히 치킨의 경우 평균 724g의 9~10호 닭(평균 724g)을 쓰는 것으로 조사돼 실제 생닭 가격은 1000원 내외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대규모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는 신메뉴 출시 등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2만원에 육박하는 메뉴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BBQ의 ‘레드핫갈릭스’와 BHC의 ‘순살뿌링클핫’이 1만9900원으로 가장 비싸고, 교촌치킨, 네네치킨 등 타 업체들도 1만8000원 이상 고가의 치킨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닭고기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의 영업이익률과 유통마진은 높아 가맹점 업주나 소비자들이 않게 되는 부담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단체는 치킨 가격을 인하해 양계농가와 가맹점, 소비자와 상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는 지난 10월 ‘닭 가격 변동추이, 프랜차이즈 치킨 본사의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원재료가격의 하락과 반대로 터무니없이 비싸진 치킨가격은 납득하기 어렵고,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가 생닭가격 하락분을 흡수하고, 높은 마진율로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조사 결과 8개 업체 중 6곳의 영업이익률이 5%이상으로 네네치킨의 영업이익률이 32.2%로 가장 높았고, BHC와 페리카나도 각각 16.9%, 8.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인 4.5%보다 높았고 타 프랜차이즈 업체인 도미노피자 7%, 미스터 피자 1%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소비자단체 측은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가 닭고기, 기름, 무, 양념, 포장지 등을 가맹점에 납품 시 구입원가에 평균 50%의 마진을 더해 제공하고 있다”며 “본사의 높은 마진율은 비싼 치킨가격을 지불하는 최종 소비자뿐만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등 재료비 이외에 지출이 많은 가맹점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각 치킨회사 모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멕시카나 아이유, BHC 전지현, 교촌 이민호, BBQ 이종석)
 
치킨 광고에 따른 가맹점과 영세 치킨집의 고민
치킨값이 꾸준히 오르는 것은 업체들의 과도한 경쟁이 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도 지적된다. 신메뉴 개발, 재료비 등과 함께 톱스타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이 비용이 치킨값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너시스비비큐의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115억 4660만 원으로 2013년 50억 5831만 원보다 128.3%나 증가했다. 또 교촌에프앤비는 86억 1524만 원을 광고선전비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2013년 67억 3318만 원보다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촌치킨은 배우 이민호를 모델로 하고 있고, BBQ는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와 배우 이종석, BHC는 배우 전지현, 멕시카나는 가수 아이유 등 업계 전반적으로 유명한 톱스타들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치열한 광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광고 전쟁으로 가맹업체들은 높은 납품비와 광고비를 부담하게 되면서 치킨가격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광고에 가맹점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없는 중소 치킨집도 영향을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 안정적인 유통망과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로 판매가 수월하지만 높은 치킨가격에 소비자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곳이 늘고 있다.
 
반면 대형 브랜드가 아닌 중소 브랜드나 일반 치킨집의 경우 낮은 치킨가격에도 광고 경쟁에서 밀리다 보니 인지도가 떨어지고 인건비 등으로 배달을 하지 않는 곳도 있어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4∼2013년 개인사업자 창업은 949만개, 폐업은 793만개로 이 중 치킨집이나 커피전문점 등 음식점이 전체의 22.0%로 가장 많았다.
 
그 중 치킨집은 개인사업자들 중 가장 많이 창업하는 업종으로 특별한 기술 없이도 쉽게 문을 열 수 있다는 점과 초기 창업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정년을 채우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는 은퇴자들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국의 전체 자영업자 수는 하락 추세이지만 치킨전문점이 포함된 숙박 및 음식업점 수는 해마다 늘어나 2013년 기준 68만6225개로 2006년(62만1703개)에서 6만5000개 가량 늘어났다.
 
치킨집 창업이 늘어남에 따라 경쟁업체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광고는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되었지만 이로 인해 영세 자영업자는 제대로 선전한번 하지 못하고 폐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규모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모(38세‧관악구)씨는 “대형 프렌차이즈 업체에서 유명 연예인을 섭외해 광고를 하면 일반 치킨집은 소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싼가격에 판매를 해도 홍보가 적다 보니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현재 치킨 시장은 브랜드만 300개가 넘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광고는 자사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매출 증진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소비자 접점이 다양한 매체로 확장되는 만큼 광고비 지출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지경제 = 김창권 기자]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