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희정, 유관순 열사 고향에 日 전범기업 유치
[단독] 안희정, 유관순 열사 고향에 日 전범기업 유치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2.29 11: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희정 충청남도지사가 직접 투자를 유치한 일본기업이 전범기업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일본기업의 공장이 들어서는 지역이 유관순 열사의 고향인 충남 천안이어서 안희정 지사와 충청남도, 천안시가 부적절한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충남도청에 따르면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해 5월20일 일본을 방문해 도쿄에 위치한 일본정공(NSK) 본사에서 오오츠카 노리오(大塚紀男) NSK 대표, 조성일 한국NSK 사장, 구본영 천안시장과 함께 투자협약을 맺었다. 

▲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해 5월 20일 일본 도쿄 NSK 본사에서 오오츠카 노리오(大塚 紀男) NSK 대표이사, 조성일 NSK 한국사장, 구본영 천안시장과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NSK의 한국법인인 한국NSK도 자사의 홈페이지에 “일본정공주식회사(NSK)의 자회사 NSK NEEDLE BEARING주식회사(NNBH)는 하기와 같이 한국에서 공장신설을 결정했다”고 공고했다.

NSK는 세계 1위 베어링 회사로 2차 대전 중 일본군에 군수품을 공급한 전범기업이다. 

2014년 말 기준으로 NSK의 전체 종업원 수는 3만 1088명이며 이 회사가 만든 베어링은 자동차, 항공기, 고속철도 등에 사용되고 있다. NSK는 충남에 공장을 짓고 난 뒤 한국 시장에 니들베어링을 공급하면서 자동차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NSK의 신설 공장명은 한국엔에스케이니들베어링 주식회사 천안공장이며 충남 천안시에 건립된다. 생산품목은 자동차용 니들베어링이며 종업원 수는 약 200명이다. 조업개시는 2017년 봄이 될 예정이며 투자금액은 약 50억엔(약 550억원)이다.

NSK 어떤 회사인가

NSK(Nippon Seimitsu Kabushikigaisha)는 세계 1위 베어링 기업이며 1916년에 설립된 업체다. 이 회사는 1930년대에 항공기 엔진용 베어링을 만들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업체였으며 2차 대전 중 일본군에 군수품을 공급했다.

‘일본정공 50년사’에 따르면 1944년 1월17일 ‘軍需会社法による軍需会社の指定を受く’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내용을 해석하면 군수회사법에 따라 군수회사로 지정을 받았다는 뜻이다.

NSK는 최근 가격 담합 혐의로 한국 검찰의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 지난해 9월 13일 소형 베어링 제조사인 일본기업 미네베아 사는 가격 및 물량 등의 담합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미네베아와 NSK는 일본에서 여러 번 접촉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파는 소형 베어링 가격, 물량, 판매처 등을 같이 정한 혐의가 포착된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가진 두 회사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9년 간 가격 등을 담합한 것이 확인됐다. 이에 검찰은 미네베아 고위임원과 NSK 임직원 등을 소환 조사했고, NSK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가 적용돼 기소되는 것을 모면한 바 있다.

전범기업 투자 찬반 논란
일각에서는 유관순 열사의 고향인 천안에 전범기업의 투자를 받는 것은 자존심 없는 행동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전범기업이라는 이유로 투자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 지나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범기업으로 지목되는 일본 기업들을 제외하면 투자를 할 만한 기업을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논리다.

논란이 되고 있는 NSK의 투자에 대해 충남도청 관계자는 “경제는 경제고 과거사는 과거사”라는 입장이다. 경제와 과거사는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안시청의 입장도 같은 맥락이다. 천안시청의 한 관계자는 “NSK가 전범기업인 것은 맞다”며 “하지만 천안 지역의 산업기반이 자동차 부품과 전자 디스플레이 분야고, 자동차 부품 분야는 투자 여력을 가진 기업들이 대부분 전범기업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진기술을 갖고 있는 곳은 대부분 전범기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투자 기업으로 유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NSK 관계자는 전범기업 논란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