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함에 따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의 참패로 막을 내린 중간선거 이튿날인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임기의 반환점을 돈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회견에서 한껏 몸을 낮췄다. 그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하원을 장악하게 된 공화당과 '상생, 협력의 정치'를 펴나가겠다”며 임기 후반의 국정운영 기조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문제였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게 됐다”면서 “국민은 우리 행정부가 경제와 관련해 충분한 진전을 이뤄내지 못한데 대해 깊은 좌절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민주당의 패인을 시인하며 ‘민주당이 완패했다’는 표현도 함께 썼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우리가 반드시 이뤄냈어야 할 진전을 이뤄내지 못한 데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일 밤은 신명이 나는 경우도 있고 초라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어젯밤은 후자에 속한다"면서 "백악관에서 긴 밤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특히 ‘긴 밤을 지새면서 얻은 교훈’은 “좀 더 일을 잘하자는 것이었다”며 “겸허한 자세로 후반기 국정운영에 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는 시종일관 자신만만했던 오바마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는 것. 좌중을 웃기던 특유의 유머도 나오지 않았다. 선거 지원유세로 쉰 목소리에는 힘이 실리지 않았고, 흰 머리카락은 더욱 늘어났다는 것.
이는 지난 2008년 대선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의 수렁으로부터 미국을 구해낼 적임자로 인기몰이를 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불과 2년 만에 그 경제문제로 발목을 잡힌 형국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후반의 국정운영이 빨간불이 켜지게 된 것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당장 하원에서 ‘거대 야당’으로 탈바꿈한 공화당과는 협력정치를 벌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까지 민주당과 공화당을 갈라놓게 만들었던 이슈에 관해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공화당도 신실한 태도로 협상에 임해야 하며, 정치성을 배제해야 한다"며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보인 메시지는 양당이 상호 비방을 하지 말고 상생협력하라는 뜻"이라고 주문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이념적, 정책적 괴리 때문에 이런 작업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후반기 국정어젠다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공화당의 현실적인 힘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