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ebay의 두 얼굴
[단독] ebay의 두 얼굴
  • 강경식 기자
  • 승인 2016.03.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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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ay는 최근 G마켓의 패밀리사이트 ‘G9’의 신규서비스를 론칭하며 “부풀린 할인율 없는 단 하나의 가격”이라는 문구로 기존 통신판매중개서비스의 옵션 상술에 대한 저격과 자사의 양심적인 서비스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ebay는 판매가격에 최대 200%까지의 주문옵션 추가금액을 허용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 ebay의 판매자 관리 시스템 ESMPLUS 사용설명서.

본지가 단독 입수한 ebay 세일즈 매니지먼트 시스템인 ESMPLUS의 안내자료에 따르면 ‘옥션’과 ‘G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1만원이상의 모든 제품이 최대 200%까지 주문옵션에 따른 추가금액을 판매자가 설정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ebay의 판매자 관리 시스템 ESMPLUS 사용설명서.

특히 ebay는 카메라와 여행상품 등 고가의 제품들과 판매량이 많은 휴대폰 액세서리와 인테리어 소품에 대해 주문옵션이 가능한 <특정카테고리 상품>을 따로 분류해서 안내하는 성의(?)도 보였다.

ebay가 분류한 <특정카테고리 상품>에 따르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카메라와 여행상품 등은 주문옵션에 따라 -50% 까지 할인도 되지만, 최대 200%까지 추가금액이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소비자가 DSLR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포털에서 최저가검색을 통해 100만원에 판매하는 G마켓 판매자를 찾아냈다. 이때 해당 판매자가 주문 옵션을 통해 기본적용사양에 200%의 추가금액을 설정해 놓았다면, 실제로는 300만원을 줘야 살 수 있는 카메라를 1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심지어 ebay는 1만원 미만의 제품은 추가로 1만원까지 옵션을 허용하고 있다. 최저가 검색에서 백원짜리 제품이 나오더라도 1만원까지 추가금액이 발생할 수 있다. 1만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인데도 1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것처럼 만든다.

문제는 이런 상술을 ebay측이 공개적으로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는 점이다. ebay는 등록된 모든 판매자에게 위의 내용을 안내한 자료를 배포했다. 또한 주문옵션설정을 통한 추가금액설정이 가능하도록 메니지먼트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G9’가 ‘상식’을 논하며 ‘추가요금 OUT’을 외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 G9의 포탈 광고.

최근 G9는 ‘상술을 버리고 상식을 채웠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옵션 추가금과 부풀린 할인율이 없다’고 단언한다. G마켓의 ‘상술’에 대해 ‘G9’는 비상식적 행태라고 비난하고 있는 모양새다.

G9의 텔레비전 광고도 마찬가지다. 모델은 “옵션가 상술이 없다면 어떨까?”라며 “좋겠지?”라고 재차 질문한다. 실제로는 옵션가 상술을 부추기는 ebay가 G9 광고에서는 ‘옵션가 상술’이 ‘부정적’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 대해 ebay 측은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ebay 관계자는 “캠페인을 준비하는 과정에 비슷한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한 우려는 있었다”라면서도 “상술이 없는 새로운 온라인 쇼핑 환경을 창조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G9를 통해 옵션가 상술을 ‘비상식적이다’라고 표현하려면, G9와 같은 캠페인을 G마켓과 옥션에서 먼저 시작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천만개의 제품이 올라있는 문제로 현실적이지 않다”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판매자에게도 상술?

재미있는 사실은 옵션가 상술이 없다는 G9의 판매자가 되려면 우선 G마켓의 판매자로 등록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판매자가 G9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자 하면 우선 G마켓의 판매자로 해당 상품을 등록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ebay는 G9에 등록된 판매자가 각종 포털이나 G마켓 옥션등에 제품을 노출하는 것을 일부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판매자는 G마켓과 옥션의 서비스를 이용한 이용료와 G9 서비스에 대한 이용료는 개별 납부해야 한다. 이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제공 서비스 및 각종 부가서비스 이용료가 포함된 서비스 이용료’라는 명목하에 징수된다. 옥션이나 G마켓이나 G9나 다를바 없이 사업자는 ebay지만 판매가 되는 사이트마다 개별 징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ebay가 판매자에게 상술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각종 광고를 통해 가장 뜨거워지고 있는 G9에 자기 제품을 노출하려면 옥션과 G마켓에서는 가능한 옵션 추가금을 포함한 일부 수익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G9에서 판매하더라도 판매량에 따른 표준마진율 적용하기 때문에 많이 팔수록 많이 내는 것은 변함이 없다.

이에 대해 ebay 측은 “오프라인이라면 판매할 대리점을 하나 더 내주는 것과 같다”며 “오픈마켓 운영 업체로서 정당한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동일 사업자가 운영하는 별개의 플랫폼에서 판매량에 따른 정률제 서비스 이용료 징수는 판매자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따른다.

현재 ebay는 옥션, G마켓, G9 등 세 개의 e-커머스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만약 세 곳 모두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라면 판매자는 각각의 사이트별로 판매량에 따른 수수료가 포함된 서비스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된 ESMPLUS는 옥션과 G마켓의 통합 판매자 관리 시스템이다. G9 또한 ESMPLUS를 통해 제품을 등록한다. 통합 시스템을 통해 판매자는 노출되는 사이트를 특정할 수 있다. 때문에 판매자는 옥션과 G마켓 G9 등 ebay가 보유한 어느 사이트에서 판매가 되더라도 판매량에 따른 서비스이용료를 납부한다. 오프라인 매장이라면 몇 개의 제품을 판매 하더라도 월세는 같다. 그러나 ebay는 많이 팔면 많이 내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사 마케팅을 스스로 저격?

한편 업계는 유통공룡들의 e-커머스 적극 진입이 ebay의 “자승자박형 마케팅을 초래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로 여기던 국내 유통공룡들의 선전을 공략하기 위해 약점을 찾다보니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상술을 저격한 꼴”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ebay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에서 촉발된 마케팅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온라인 시장에서 ebay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후발주자의 성장이 아직 큰 부담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다만, “국내에서 가장 커다란 규모로 상술이 펼쳐지는 G마켓과 옥션의 판매 시스템에 대해 G9가 ‘비상식적이다’라고 비난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상식이 통하는 온라인 쇼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시작한 캠페인”이라며 “ebay가 추구하는 ‘상술 없는 시장’을 실현하기 위한 테스트로 생각해 주면 좋겠다”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지경제=강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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