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도 속속 합류
젊은 층도 속속 합류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3.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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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저가폰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소비자층을 확대하던 성장기를 지나 공급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실속형 소비자를 공략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통신사 지원금이 30만원 수준으로 제한되며 고가의 프리미엄폰 구입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중저가폰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증가했다. 이에 국내 이동통신 3사는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중저가폰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작년에는 시장변화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그랜드 맥스’가 중저가폰 시장에서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가 하면 ‘LG클래스’, ‘갤럭시 J5', '루나’ 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중저가폰 경쟁이 본격화 됐다. 여기에 LG유플러스가 출고가 15만4000원의 중국 화웨이 ‘Y6'를 출시하며 중국산 중저가폰의 본격 상륙을 알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중저가폰은 효도폰, 실버폰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젊은 층의 지지까지 받고 있는 상태”며 “반짝 인기를 넘어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며 실속형 단말기를 찾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중저가폰들은 기존 프리미엄폰에 비해서 크게 성능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문자나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어필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중국 브랜드의 본격적인 국내 상륙함에 따라 현재 40만원대 수준에서 형성된 중저가폰 시장의 가격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가폰 판매에 집중하는 유통업계

중저가폰 경쟁은 이동통신사에 국한되지 않고 유통업체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체국 알뜰폰’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는 중고폰 유통업체 ‘올리바(Olivar)’와 손잡고 스마트폰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의 증가로 중고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중고폰으로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면 별도의 약정이나 위약금 없이 유심(USIM) 설치만으로 통신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어필된 결과다.

균일가판매점인 다이소 아성산업(다이소)은 자판기 업체인 ‘폰플러스컴퍼니’와의 제휴로 휴대폰 자판기를 통해 매장 판매에 나섰다.

지난 1월에는 중국 샤오미의 ‘홍미3’ 300대를 각 매장에서 명절행사의 일환으로 한정판매하기도 했다. 비록 홍미3이 VoLTE(Voice of LTE)를 지원하지 않아서 SK와 KT계열만 개통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 만에 매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약정이 없고 해외직구가격보다 10만원 가량 저렴한 9만9000원이라는 판매가 때문이다.

이에 다이소는 전국으로 휴대폰 자판기 설치매장을 150개로 늘렸고 최근 휴대폰 유통기업 ‘착한텔레콤’과 손을 잡고 휴대폰 자판기를 통해 중고폰을 판매하고 있다.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는 “중저가폰을 이용해 본 고객은 다시 중고폰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아직 중고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높지 않아 다이소를 통해 최저 마진 수준의 중고폰 판매 프로모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 중저가폰 판매채널은 확대하고 있다. (사진-다이소, 이마트)

다이소와 별도로 편의점업체인 GS25는 LG유플러스와 함께 중국 화웨이의 ‘Y6’를 판매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Y6 도입 이후 전체 매장의 일일 휴대전화 판매 계약이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도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3년 1만1000여명의 가입자가 2015년 4만9000여명까지 늘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당분간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유통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휴대전화 판매경로의 다변화는 오프라인 통신 대리점의 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점포수가 가장 많은 업종으로 꼽히던 휴대폰 판매점은 단통법 시행 이후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14년 7월 1만2663곳이었던 휴대폰 판매점은 2015년 동월 1년만에 1만1623곳으로 약 1000곳이 줄었다고 전했다.

시장변화의 이유

이처럼 소비자들이 중저가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 등 국내 시장을 양분했던 기존 스마트폰에 대한 식상함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6개월마다 새로운 ‘고성능 신상폰’이 출시되고 있지만 전작에 비해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염증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견해다.

▲ 중저가폰 루나폰 광고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의 ‘설현폰’으로 불리는 중저가 기획 상품 ‘루나’와 ‘쏠’이 큰 인기를 얻은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10만원 안팎이면 살 수 있는 중국산 스마트폰의 낮은 가격 또한 유통 다변화의 배경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기능의 상향평준화와 특허문제로 지적받던 중국 샤오미가 ‘스마트밴드’와 ‘보조배터리’ 등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점도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도 큰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향후 휴대폰 유통 구조의 변화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에는 휴대폰을 구입하기 위해 주로 통신사의 대리점에서 판매했지만 최근 들어 중고폰 판매 사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유통 방식이 더욱 다양해질 것이란 예측이다.

신해통공(辛亥通共)의 이면

한편 정부는 중저가폰의 시장 성장을 반영, 한국중고통신사업자협회(KUMA) 설립을 준비 중으로 밝혀졌다. 이 협회가 설립되면 그동안 이루어지지 않았던 중고폰 시장 관련 통계나 정책지원 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한국만큼 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도 없는데 충분히 마련된 통신망을 제대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실용적인 것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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