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화면 선호하는 한국시장에 도전장
큰 화면 선호하는 한국시장에 도전장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3.28 09: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6년 애플의 전년대비 아이폰 출하량은 2억3120만대로 전년대비 0.1% 감소했다. 2015년 전년대비 20%까지 성장했던 애플이 상당히 부진한 모습이다. 애플이 2015년까지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면에서 압도적인 수익을 올렸으나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2016년에는 이 같은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교사로 두 번째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SE’를 출시한 이유다.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

미국의 IT분야 리서치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5년 4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도 동기 대비 9.7% 증가한 4억300만대다. 빠르게 성장하던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달리 2008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의 성장률이며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정체기를 맞으며 제조사들의 대표 모델이나 프리미엄 단말 보다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시장이 전체적으로 정체인 이유는 선진 시장과 중국은 이미 포화 상태고 신흥 시장 위주의 판매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저가 위주로 판매되는 현상은 ASP의 변화 추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5년 ASP는 240달러로 지난해 247달러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에 따라 아이폰SE의 발표는 애플이 4인치라는 작은 크기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한 번 투자하게 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프리미엄이 정체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 기존 아이폰의 가격대를 낮춘 보급형 모델로 매출 향상을 꾀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급형 모델 아이폰5C의 실패

고급화 전략으로 일관하던 애플은 2013년 9월에 아이폰5C를 통해 보급형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타진한 적이 있다. 아이폰5C는 기존의 아이폰 시리즈의 DNA를 거부한 제품이었다. 아이폰5S와 함께 깜짝 출시했으며 한국에는 한 달 뒤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린, 화이트, 블루, 핑크, 옐로우 등 5가지 화려한 색상으로 등장한 아이폰5C는 기존 아이폰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다.

반면 아이폰5S보다 사양이 떨어지는 아이폰5C의 가격은 16GB 549달러, 32GB 649달러로 책정되면서 비싸지도 않고 싸지도 않은 모호한 시장 포지셔닝을 형성했다. 결국 아이폰5C의 실패 원인이 프리미엄 모델과 저가폰의 사이의 애매한 가격 때문이라는 게 당시 업계의 견해였다.

시장 조사업체인 씨아이알피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10~12월 아이폰5S가 59%를 차지한 반면 아이폰5C는 27%에 불과했다. 애플은 당초 두 제품의 판매비율이 반반일 것이라고 예측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이폰5C는 재고가 쌓였고, 아이폰5S는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미국 IT전문매체 앱어드바이스는 “애플은 절대 인정 안 하겠지만 아이폰5C는 아이폰 역사상 첫 실패로 기억될 것”이며 “애플은 이미 아이폰5C 철수 작업에 들어갔다”며 아이폰5C 출시 반년이 지나기 전에 이같이 보도했다.

기록에 따르면 애플은 출시 2개월 뒤인 11월 아이폰5C의 생산물량을 4분의 1로 줄이기도 했다. 따라서 보급형 시장을 겨냥했던 아이폰5C는 실패한 모델로 기억되고 있다.

두 번째 보급형 아이폰SE 발표

 

 

애플은 21일 캘리포니아의 본사에서 새로운 4인치 아이폰인 '아이폰SE'를 공개했다. 2013년 9월에 발매된 아이폰5C 이후 꼭 2년 반 만에 새로운 4인치 모델을 공개한 것이다.

아이폰SE의 사양은 아이폰5/5S의 디자인과 크기는 그대로 유지하며 A9 프로세서와 M9 보조프로세서, 1,200만 화소 카메라, 4K 영상 촬영, 라이브 포토, 애플페이를 위한 NFC 등 아이폰6S의 하드웨어 기능을 대부분 집약했다. 3D 터치를 제외하면 6S와 다를 바가 거의 없었다.

발표에 따르면 아이폰SE의 가격은 16GB 모델이 399달러(약 48만 원)다. 사양 면에서 조금 떨어지는 구글 넥서스5X와 비슷한 가격이며 국내 시장과 비교해봐도 SK텔레콤의 루나보다 약간 더 비싼 정도다. 사양은 아이폰6S와 흡사하기 때문에 가성비면에서 파격적인 가격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 출시할 때는 50만 원 초반대에 출고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이고 보조금까지 들어가면 64GB 모델을 50만 원 중반에 구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이폰SE는 성공할 수 있을까

한편 애플은 아이폰SE를 24일부터 예약판매가 가능하고 공식판매는 3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1차 출시국은 미국,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영국, 홍콩, 일본, 뉴질랜드, 푸에르토리코, 싱가포르 등 12개 국가로 한국은 제외됐다.

한국은 몰타, 크로아티아, 아이슬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과 함께 3차 출시국과 브라질, 이집트, 요르단과 함께 출시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4차 출시국에 동시 포함됐다.

업계에 의하면 3차 출시국은 4월 초 사전 주문이 가능하고 배송은 중순 이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LG전자의 G5와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국내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큰 화면을 선호하는 국내 사용자들의 취향을 고려한다면 4인치 크기의 아이폰SE의 성공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장 중요한 가격 면에서도 국내 제조사들의 보급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비해 비싼 수준이라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모델 아이폰SE가 ‘제2의 아이폰5C’가 될 것인지 중저가폰의 ‘리딩폰’이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지경제 = 이한림 기자]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