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이목집중', 효과는 '아직'
미세먼지에 '이목집중', 효과는 '아직'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3.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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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봄철을 맞아 공기청정기 시장이 성수기를 맞았다. 점차 가정의 필수품이 돼가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 탓에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가 적지않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미세먼지를 1급발암물질로 지정하는 등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도가 갈수록 높아지며 공기청정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5000억원 수준이며 1~2년 안에는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조나스 홀스트 스웨덴 블루에어 이사는 “한국은 세계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최근 성장 폭이 가장 크다”며 “공기청정기 사업을 하는 업체라면 눈독을 들이는 게 당연하다”고 발언했다. 블루에어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공기청정기 시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매출 기준으로 1000% 성장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자동차의 배기가스나 화력발전소가 증가추세에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 뿐만 아니라 코웨이나 청호나이스 등의 렌탈업체 등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스웨덴의 블루에어나 중국의 샤오미 등의 해외업체들도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제품 속속 출시...가격은 글쎄

최근 출시하는 공기청정기 신제품들은 IoT 기술을 탑재하며 프리미엄 모델로 등장하고 있다. 작게는 신용카드 크기의 디바이스가 공기청정기 하드웨어에 삽입되어 있다. 각각 이산화탄소 센서, 포름알데히드 센서, 질소센서 등으로 구성된 센서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공기청정기 센서는 마치 온도계처럼 미세먼지계도를 보여주며 제품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 실내 환경과 외부 환경 상태를 보여주고, 필터교체 주기에 따라 알람도 설정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자사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가 출시 70일 만에 2만대를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프리미엄 모델 블루스카이 시리즈는 크기에 따라 출고가가 26만9000원에서 94만9000원 수준이다.

LG전자의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역시 프리미엄 모델로서 가격은 출고가 기준 29만 원대부터 79만 원대다. LG전자 역시 올 2월까지 퓨리케어 시리즈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 상승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위닉스 공기청정기 ‘타워’와 ‘제로’는 각각 출고가 28만9000원, 25만9000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센서의 가격은 최대 20만원 수준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은 공기가 오염되었다고 알려주기만 하는 센서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렌탈업계도 마찬가지다. 코웨이의 신제품 ‘AP-1016P’의 월 렌탈료는 등록비 10만원 기준 2만7900원이며 청호나이스의 ‘휘바람-Ⅳ’은 월 3만6900원이다.

다음 달 한국에 블루에어 프로 시리즈 3종을 출시한다고 밝힌 스웨덴의 블루에어도 정확한 국내 출고가가 공시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블루에어 시리즈의 가격은 한화 100만원을 넘는 수준이다.

이렇듯 출시하는 모든 제품들이 보급형 보다는 성능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모델로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낮아지는 반면,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때문에 거금을 들어서라도 성능이 좋은 공기청정기를 구매해야만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필수품인가?

전문가들은 실내공기에 대한 국민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공기청정기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기청정기가 절대적 제품이 될 수 없지만 공기 중에 있는 오염물질을 인위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단이 공기청정기 외에는 뚜렷하게 없기 때문이다.

▲ 공기청정기가 능사는 아니지만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공기청정기가 쾌적한 공기 개선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국가 차원의 실내 환경 개선 지원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중국은 현재 공기청정기 시장이 각광 받으며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대기오염의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성능이 좋은 외산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며 “공기청정기 판매 1위부터 5위까지가 전부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이라고 밝혔다. 인체에 밀접한 부분이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실내공기와 관련된 법을 가지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다중이용시설은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따라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실내공기는 사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강제로 규제하기가 어렵다. 대신 사적공간의 경우 오염물질을 유발하는 건축자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화 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건축자재 제조·수입업자는 실내공기 기준 적합도 여부를 시험 기관으로부터 사전에 확인받아야 하고 다중이용시설 등의 설치자는 기준에 적합한 건축자재만 사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올 상반기 중으로 조리 중 부유세균 등이 발생하는 주방의 환기 방법과 실내공기 자가 관리지침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환경부 생활환경과 류연기 과장은 “실내공기 관리가 필요한 측면이 있는 반면 실내공기 오염으로 당장 폐암이라도 걸릴 것처럼 과도하게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사적공간의 실내공기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환경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청정한 공기를 만드려면

홍윤철 대한의사협회 위원은 “생활환경에서 미세먼지의 노출을 줄이고 호흡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공기청정기가 반드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고 질병을 예방한다고 과신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환기 및 실내 청결유지 등 생활습관이 따르지 않은 상태에서 공기청정기만으로 미세먼지 감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공기청정기는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하는 등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생활환경에 좋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경제 = 이한림 기자]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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