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회사를 말아먹고 있다?
대표가 회사를 말아먹고 있다?
  • 강경식 기자
  • 승인 2016.04.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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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원대 해외 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수감 중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이번에는 변호사와 교도관에 대한 폭행과 폭언으로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회사는 공격적인 외형확장에 힘을 쏟았지만, 정 회장의 갑질과 불매운동의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전방위적 위기에 처했다.

▲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 <뉴시스>

정 대표는 지난 2월 교도관들에게 “밖에서는 눈도 못 마주칠 거”라는 모욕적인 발언과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방해에 해당하는 소동은 2주간의 독방 징계로 이어졌다. 이후 정 대표는 자신의 변호사인 최 모씨의 탄원서를 통해 독방에서 벗어났다.

정 대표가 교도관들에게 가했던 행위는 원칙에 따랐다면 형사처벌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교정시설의 내부징계에 그친데다 변호사의 탄원서가 접수되자 곧바로 징계를 풀어주면서 재벌 특혜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정씨는 욕설과 함께 교도관을 밀친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전국 교정기관장 회의’에서 마련한 ‘교정시설 내 법질서 확립방안’을 무시한 것이다. 이 방안에는 교정직원 폭행은 내부 징계가 아닌 형사처벌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법무부가 교정직원 폭행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마련한 이유는 당시 재소자의 교정직원 폭행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2006년 법무부 교정국이 발간한 ‘2005년도 교정사고 등 통계분석’ 자료에 따르면, 재소자의 교정직원 폭행 건수는 128건에 달했다.

법무부가 이런 방침을 정한 것은 2004년 7월 수용자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뇌사에 빠졌다 사망한 故 김동민 교관의 피해사건이 계기가 됐다. 2005년 4월에는 재소자가 여성 교정직원을 성폭행 실패 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따라서 이번 정 대표의 행동을 “범법자의 교정을 지원하는 교정직원을 우습게 보고 저지른 행동”이라는 여론이 높다. 심지어 자신을 위해 탄원서를 써 준 변호사에게도 폭행과 폭력을 휘두른 사실도 드러났다. ”보석허가를 못 받아냈으니 수임료를 돌려달라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정 대표의 백억대 해외 원정도박에 이어 안하무인격 횡포까지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졌다.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전개된 것이다. 내이처리퍼블릭에 대한 불매운동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불매운동은 2012년의 일이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은 서울메트로와 수의계약을 통해 1~4호선 지하철 역사내 입점을 추진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추진한 1~4호선은 이미 ‘미샤’가 공개입찰을 통해 사업권과 독점계약권을 확보한 구간이다.

이 구간에 대해 네이처리퍼블릭의 입점이 추진되자 미샤를 운영하던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는 SNS를 통해 정 대표가 직접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독점계약권은 특혜라고 표현하며 독점권을 풀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며 협박했다는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결국 서 대표가 제기한 독점사업권과 수의계약문제는 서울메트로와 미샤간의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당시 서 대표의 SNS 글은 크게 유포되며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연결됐다.

또한 유명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의 부작용도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사업 초기부터 가장 유명한 연예인을 모델로 이용하거나, 관련 상품을 마케팅 기법으로 사용해왔다.

연예인 이름과 캐리커쳐, 사진이 담긴 제품을 출시해 판매하거나 일정금액 이상 구매시 연예인 브로마이드나 관련 상품을 증정하는 방식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인지도와 매출에 큰 기여를 했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제품의 가격과 용도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매운동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은 미샤가 보유하고 있던 지하철 1~4호선의 역사내 입점을 입찰을 통해 확보했다. 낙찰을 위해 써낸 금액은 총 312억원이다. 지하철을 따낸 공격적인 투자는 매장위치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높게 판단하는 정 대표의 사업성향을 엿볼 수 있다.

업계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최대 리스크가 ‘오너리스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금번 교도관과 변호사 폭행사건과 관련해 정 대표의 수감기간이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정 대표는 해외 사설 도박장에서 100억원대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강경식 기자] 


강경식 기자 lieben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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