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전시행사로 전락된 듯
보여주기식 전시행사로 전락된 듯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5.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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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킨텍스에서 나흘간 열린 ‘Play X4 2016’이 마무리됐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전시장을 가득 채운 수많은 인파는 게임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도를 대변했다. 그러나 기능성게임쇼로 평가받던 ‘굿게임쇼 코리아’의 특징은 사라졌고 참가업체 대부분의 콘텐츠는 가상현실(VR) 일변도였다. 

 ▲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Play X4 2016'.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 사진 - 이한림 기자 >

Play X4는 매년 경기도에서 주관하며 지난해까지 유일한 기능성게임쇼로 평가받던 굿게임쇼 코리아가 행사명과 전시회 구성을 바꿔 개최한 종합 게임쇼다. 한국 게임 산업이 지닌 잠재력을 보여주는 차세대 게임쇼를 표방하며 올해 첫 걸음을 뗐다.

이번 Play X4는 온라인, 모바일, 콘솔 게임은 물론 미래형 콘텐츠인 VR, AR(증강현실), 모션픽쳐(Motion picture) 등 최신 게임시장의 콘텐츠까지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수출상담회나 컨퍼런스 등의 B2B(Business to business)와 코스프레, 프로게이머 팬 사인회 등의 부대행사까지 더해 알차게 채워졌다.

전시장 내에는 온라인, 모바일, PC, 콘솔 등의 시뮬레이터 체험존, 키덜트 토이존, 추억의 게임, 보드게임존, 아카데미존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가업체들은 VR 콘텐츠를 기반으로 부스를 채우고 있었으며 VR 콘텐츠가 아닌 부스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VR로 시작해 VR로 끝나

Play X4의 B2C(Business to consumer) 부스는 VR을 메인으로 한 체험존이 주를 이뤘다. 소니와 드래곤플라이 등 VR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게임업체들부터 중소게임개발업체들까지 VR 체험존을 동반한 업체들은 부스에 하나같이 체험존을 꾸렸다.

특히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한 소니는 콘솔게임 플레이스테이션4를 기반으로 한 체험장을 마련해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플레이 스테이션 VR과 컨트롤러 듀얼쇼크나 조이스틱을 사용하는 콘솔 게임 체험장을 선보였다.

 ▲ 플레이스테이션 VR 체험과 다양한 콘솔게임을 선보인 SONY의 전시장. < 사진 - 이한림 기자 >

또한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업체들도 VR 게임이나 AR 콘텐츠를 내놓고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콘텐츠의 경우 수입 콘텐츠가 훨씬 많아보였지만 3D부터 4D까지 체험할 수 있는 부스에 관람객들은 몇십 분이고 기다릴 수 있다는 표정으로 기꺼이 긴 줄을 늘어섰다.

올해 6월 VR 전용 게임방이 최초로 문을 열기로 해 대중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처럼 향후 게임의 대세도 가상현실이 주류로 등극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플레이스테이션 VR을 사용한 소니와 삼성 VR기어를 사용한 드래곤플라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다른 업체들은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기기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장착하는 VR 헤드셋과 달리 PC기반의 VR 헤드셋으로 전시장의 많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해상도와 콘텐츠 연결이 간편하고 가성비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가장 큰 부스를 차지했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라이벌 격인 X-BOX의 마이크로소프트나 국내 유력게임업체인 NC소프트나 넥슨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웠다. 이에 대해 행사 관계자는 참가신청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단순하게 답변했다.

 ▲ Play X4의 각양각색의 전시장들. < 사진 - 이한림 기자 >

또한 지난해까지 전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던 모바일 게임은 찾기 힘들었다. 넷마블이나 웹젠 등을 제외하면 모바일 게임 위주의 부스는 전무했다. 해당 업체도 모바일 게임의 슈퍼계정을 플레이 할 수 있게 해놨을 뿐 와이파이가 일시적으로 연결이 안 되는 장애까지 겹치기도 해 VR 체험존이 인산인해를 이룬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징을 찾기 힘들었던 게임쇼

한편 경기도가 그동안 개최해온 기능성게임 전시회 굿게임쇼를 올해부터 확대시켜 명칭도 바꾸는 등 규모를 크게 키웠지만 Play X4 만의 특징이 없고 내용도 빈약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Play X4의 전체적인 느낌은 마치 ‘지스타의 서울 버전’ 이지만 그마저도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명칭도 바꾸고 참가업체와 기관들의 성격도 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전작과 아예 다른 게임쇼로 표방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과거 기능성게임쇼의 성격을 벗어나려면 Play X4만의 색깔을 찾아야 하는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VR을 체험하고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했으나 게임쇼 고유의 특징 찾기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 사진 - 이한림 기자 >

게임쇼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신작이나 새로운 기기 등의 발표도 이번 행사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출시를 앞둔 모바일 신작게임을 선보인 넷마블과 웹젠을 제외하면 VR 콘텐츠 위주로 차린 부스에서는 특별히 차별화를 둘만한 신작품이 없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삼성이나 인텔, 기가바이트 등 하드웨어 제조업체들 역시 기존 게임용 하드나 RAM 등만을 진열해 아쉬운 모습이었다.

또한 굿게임쇼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었던 기능성 게임은 더욱 설 자리를 잃어버린 모습이다. 게임쇼의 규모와 참가업체 수는 작년 굿게임쇼와 비교해 상당히 늘어났지만 정작 기능성 게임과 관련된 참가업체는 작년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과거 굿게임쇼의 가장 뚜렷한 성격이었던 기능성 게임 위주의 전시회 때는 분명한 대상이 있었지만 이번 전시회는 규모만 커졌을 뿐 보여주기식 행사로 전락한 느낌이 강했다는 평이다.

확장된 B2C와 달리 큰 발전이 없는 B2B 역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과거 굿게임쇼 때에는 기능성 게임에 포커스를 맞춰 비즈니스 미팅 등을 진행했으나 이번 Play X4는 지스타, 잇츠 게임 등 대형 게임쇼의 B2B 행사를 축소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도는 이번 Play X4뿐만 아니라 성남시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도 게임 관련 행사를 준비중이다”며 “게임쇼가 너무 많은 것은 기능적인 특징이 흐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Play X4 행사에 참여해 “지난해 열렸던 굿게임쇼가 올해 플레이엑스포로 바뀌면서 VR과 드론 등을 모두 포함해 영역이 더 커졌다. 게임은 한국의 성장 동력이며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발전해 미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경제 = 이한림 기자]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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