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코리아 대표의 불편한 과거
구글 코리아 대표의 불편한 과거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5.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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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옥시코리아 대표직을 맡았던 존 리 現 구글코리아 대표가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국내 IT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대 IT 기업인 구글의 한국지사 대표가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책임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해당 기업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 검찰 조사를 받은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 사진 - 뉴시스 >

존 리 옥시 레킷벤키저 코리아 전 대표는 구속된 신현우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간 옥시의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다. 이 시기는 가습기살균제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발생한 피해자의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와 조사 내용을 토대로 존 리 전 대표의 처벌 수위와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존 리 대표는 검찰소환조사를 받은 자리에서 “가슴이 아프고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알고 있는 사실을 검찰에 말하겠다”고 밝혔다.

존 리 대표는 누구?

미국의 칼튼 칼리지에서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 MBA를 취득한 존 리 대표는 생활용품을 만들어 파는 클로락스와 옥시 레킷벤키저 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이후 테스코 말레이시아와 클로락스 코리아를 거쳐 2013년 11월부터 구글코리아 대표직을 역임 중이다.

존 리 대표는 테스코에 근무하던 당시 중국 시장 마케팅 및 사업 운영을 총괄하며 홍보와 마케팅 분야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말레이시아에서는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중추적인 역할도 했다.

이후 존 리 대표가 구글코리아의 수장으로 부임한 이후 구글의 국내 시장 영향력과 인지도 확대에 두각을 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구글 캠퍼스 서울’의 설립이다.

구글 캠퍼스는 전 세계 수십 개의 스타트업 커뮤니티로 구성된 구글 창업지원팀의 프로젝트 중 하나다. 스타트업 업체들과 중소형 기업들이 구글 창원지원팀의 네트워크를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원받고 성장하는 곳이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구글 캠퍼스 서울은 영국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은 세계 3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주목 받았다. 당시 개소식에는 순다 피차이 구글 CEO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또한 존 리 대표가 구글코리아를 이끌면서 이뤄낸 최대 성과는 지난 3월 광화문에서 열린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개최로 평가된다.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국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구글은 한국 안방에서 자신들의 기술력을 만천하에 알리는 계기가 됐고 국내 AI산업의 관심과 투자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반면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존 리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짊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혐의 부인...이미지 타격 불가피 할 것

24일 검찰은 존 리 대표를 상대로 당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로부터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 등의 제품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제품을 회수하거나 판매를 중단하지 않고 강행한 사실 등의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를 받기 전 사실을 다 말하겠다고 했던 존 리 대표는 결국 “다른 제품 민원은 보고받았지만 당시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혐의를 확인하는 대로 사법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책임자였던 존 리 대표가 현재 역임중인 구글코리아의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그간 국내 기업과 끊임없는 역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구글의 사업 확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구글은 이른바 ‘구글세’로 불리는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 문제와 유럽에서 일고 있는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반독점 이슈 등으로 정치권과 시민단체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 입장에서도 아무리 뛰어난 성과가 있다 하더라도 기업 도덕성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존 리 대표를 유임시키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에 직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존 리 대표가 옥시레킷벤키저 코리아의 대표로 재직했던 당시 판매치를 끌어올렸던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의 판매 책임자였기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피의자로써 그 책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지경제 = 이한림 기자]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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