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싸움도 부전자전
형제싸움도 부전자전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6.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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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롯데그룹 수사 속도가 빨라지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면서 롯데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10일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롯데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홈페이지에 ‘긴급 성명서’를 올렸다.

그는 광윤사(光潤社) 대표이사 사장 자격으로 성명서를 냈으며 자신의 일본명인 시게미쓰 히로유키(重光宏之)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광윤사는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의 대주주(28.1%)다. 광윤사의 과반주주는 신 전 부회장이다.

신 전 부회장이 내놓은 긴급 성명의 핵심은 한국 롯데그룹이 처한 상황이 심각하므로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긴급 협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라는 것이다.

신동주의 역습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로 다시 촉발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은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누가 장악하느냐 하는 것이다.

롯데홀딩스 지분 구성을 보면 광윤사가 28.1%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고 그 다음이 종업원지주회(27.8%)다. 다음으로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오너가 가족 7.1%, 롯데재단 0.2% 등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과반(50%)을 갖고 있지 못해 캐스팅보트를 종업원지주회가 쥐고 있는 형국이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여전히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을 한국 재계 5위로 끌어 올린 인물이다.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회장은 모두 승리를 거뒀다. 위기를 맞으면 단결하는 일본인의 특성 상 오히려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회장에 대한 재신임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재계 인사들은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대부분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이렇게 불리한 상황을 뒤집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롯데그룹 내부 정보를 검찰 측에 흘렸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 측은 고소·고발 과정에서 검찰에 낸 자료는 공개된 자료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재계 인사들은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최대한 신 회장의 약점을 들춰내는 것만이 살 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신 회장이 여론에 밀리면 반사이익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메랑 효과로 인해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 거의 없을 수도 있다. 롯데 홀딩스 주주들 이 신 전 부회장을 배신자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형제 갈등도 부전자전

신동빈․신동주 갈등이 롯데홀딩스 주총과 검찰 수사를 계기로 수면 위로 다시 올라오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가족 관계와 과거 가족 간 갈등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 총괄회장은 10남매 중 맏이다. 신 총괄회장도 재산 때문에 혈육들과 갈등을 벌였다. 대표적인 것이 신 총괄회장과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관계다. 신 총괄회장은 신춘호 회장과 라면 사업 때문에 사이가 멀어졌다.

신 총괄회장은 바로 아래 동생인 신철호 씨와도 등을 돌렸다. 1958년 롯데(주)를 신철호 씨가 서류 위조를 해서 가지려다 형(신 총괄회장)과 싸우게 됐다. 당시 서울지검은 신철호 씨를 업무상횡령과 사문서 위조혐의로 구속했다.

또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서울 양평동 땅을 놓고 맏형 신 총괄회장과 법정싸움을 벌였다. 형제의 다툼은 신 총괄회장의 승리로 종결됐지만 신준호 회장은 롯데그룹을 떠나게 됐다. 그는 현재 푸르밀을 운영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막내 여동생과도 서먹해졌다. 롯데그룹이 롯데JTB를 세워 관광업에 나서자 막내 여동생 부부가 경영하는 롯데관광개발과 마찰이 생긴 것이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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