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감원장이 최근 검찰 수사로 제기된 금융감독원의 늑장조사와 눈감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김 원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며 지난해 금감원의 신한금융지주 조사에서 라응찬 전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김 원장은 “우리가 조사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한계가 있다”며 “국회도, 언론도 금감원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것처럼 보지만 실제로는 수사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굉장히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라 전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검사를 하면서 외압을 받았다는 말이 있는데 그 부분은 전적으로 제가 책임질 것”이라며 외압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김 원장은 또 흥국생명의 태광산업 골프 회원권 고가 매입 의혹에 대해서는 “작년 3월 검사 때 조사했지만 주변시세나 취득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며 “확실히 검사를 했지만 문제가 없어서 지적을 안 한 것이지, 그냥 알고 덮은 것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흥국화재의 골프 회원권 매입에 대해서는 “산 시기가 올해 8월인데 아직 검사 하지 못했다”며 “나중에 종합검사 때 이 부분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원장은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인수 승인에 대해서는 “2006년 1월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가 결정했는데 최종 책임은 금감위에 있다”며 금융위의 책임으로 넘겼다.
김 원장은 아울러 금감원이 지난해 검사에서 우리은행의 C&중공업 부당 대출에 대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작년 4월 감사원이 감사해서 제재 조치를 했다”며 “우리도 작년 6월 검사를 하면서 다 봤고 똑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똑같은 사안에 대해 똑같은 사람을 두 번 제재할 수는 없어서 안 했다”며 “이게 상식적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인수 승인과 관련해 김 원장은 "2006년 1월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가 결정했는데 최종 책임은 금감위에 있다"며 공을 금융위에 넘겼다.
김 원장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금융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김 원장의 해명이 잘못을 인정한다기 보다는 변명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원장의 해명과 관련해 “금감원이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말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동안 얼마나 감독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는 자문해봐야 한다. 김 원장이 해명에만 집착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심상목 sim2240@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