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대권 경쟁 예선 넘을까?
신한지주 대권 경쟁 예선 넘을까?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7.25 08: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임기 만료가 1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위 사장의 경영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지만 과거 신한사태 때 라응찬 전(前)회장의 편에 섰던 전력을 약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 위성호 사장 연임할까 = 위 사장의 연임이 가능하다고 보는 이들은 신한카드의 경영 실적이 양호해 굳이 다른 사람을 최고 경영자로 앉힐 이유가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69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2014년 당기순이익 6352억원에 비해 9.4% 늘어난 실적이다.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55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 증가했다. 2분기 순이익은 2063억원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38.6% 늘었다.

본래 카드업계에서는 올해 1월말부터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됨에 따라 영업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신용카드 취급액이 증가했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조달비용이 줄어 상반기 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소폭 늘었다.

올해 6월말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39%였으며 전년말 대비 0.05%포인트 떨어졌다. NPL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4%였으며 전년 말과 비교해 0.1%포인트 내려갔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금이다.

신한카드의 우수한 경영성적은 지난 4일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이 내놓은 올해 ‘좋은 카드사’ 순위평가에서도 드러난다. 평가 결과 신한카드는 전년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위 사장은 신한금융그룹 최고의 전략기획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업적 중 가장 큰 것은 신한은행이 자산관리(WM, Wealth Management)분야에서 상위권에 올라설 수 있게 한 것이다.

신한카드가 카드업계 1위를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것도 위 사장과 연관이 있다. 2007년 신한금융이 LG카드를 인수할 때 위 사장은 경영관리팀장으로 인수 작업을 관리했다. 그는 신한카드와 LG카드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아울러 위 사장은 2013년 8월 신한카드 사장 취임 이후 빅데이터와 모바일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카드업계에서는 위 사장이 변화하는 시대에 가장 잘 적응한 최고경영자(CEO)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위성호 사장 연임의 장애물은? = 그렇지만 위 사장에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임기 중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 올리지 못했다. 취임 첫 해인 2013년에 18.9%의 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2014년에는 19.8%까지 점유율을 높였지만 지난해에는 점유율을 높이지 못했다.

신한카드의 다른 약점은 건전성이다.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이 내놓은 올해 ‘좋은 카드사’ 순위평가를 보면 신한카드는 건전성 분야에서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8개 카드사 중 7위에 그친 것. 업계에서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높은 것이 신한카드가 건전성 분야에서 성적이 저조한 이유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위 사장이 어렵지 않게 연임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마음을 놓기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위 사장의 운명은 한동우 회장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사장으로 연임될 경우 차기 신한지주 회장 경쟁에서 조용병 신한은행 행장과 대등한 위치에 서게 된다. 반면 연임이 되지 않을 경우 신한지주 대권 경쟁에서 조 행장에게 밀리게 될 것이라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연임이 되면 만일 신한지주 대권경쟁에서 패배해도 신한은행 행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신한은행 행장이 되면 유리한 위치에서 신한지주 회장직에 도전할 수 있다.

위 사장의 결정적 약점은 과거 신한사태 당시 라응찬 전 회장의 편에 서서 홍보를 맡았다는 점이다. 이는 위 사장이 신한지주를 이끌게 될 경우 강력한 비토세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회장은 이 점을 우려하고 있을 수 있다.

한 회장은 신한생명 부회장 임기를 마치고 18개월 동안 신한금융을 떠나 있었다. 신한사태가 터지면서 회장으로 신한금융에 돌아왔다. 금융권 인사들은 한 회장이 내년에 신한금융을 떠나기 때문에 사심이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한 회장은 권력이나 이권에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금융권 인사들은 그가 경영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정하게 인사한다고 평가한다. 이런 성격을 가진 한 회장은 사심(私心)의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볼 가능성이 높다. 위 사장은 특정 계파의 편에 섰었기에 이런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이 지난 22일 타계한 이후 신한금융그룹 전체는 차분한 분위기다. 서 전 행장은 분열된 신한을 재단합시키는 업적을 남겼다. 금융권에서는 세계 경제의 불안 속에서 거센 경쟁자의 추격을 받고 있고, 성과연봉제로 인해 다시금 분열위기에 놓인 신한금융그룹의 구성원들이 서 전 행장 같은 화합형 지도자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 위성호 사장, 겸손과 화해가 살 길 = 한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한 조용병 행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했다. 여기에는 조 행장이 자만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금융권 인사들은 위 사장이 무사히 연임을 하기 위해 겸손과 화해를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특정 계파에 섰기에 다른 계파에 속했던 이들과 부딪쳤을 수 있다. 위 사장이 스스로 화해의 노력을 열심히 하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면 신한 사회가 원하는 화합형 지도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금융권 인사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