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시차와 마케팅 부담에 '씁쓸한' 유통가
12시간 시차와 마케팅 부담에 '씁쓸한' 유통가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08.08 17: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올림픽 특수가 예전 같지 않다는 목소리가 유통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올해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은 12시간에 달하는 시차와 기업들의 미적지근한 참여로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식후원사가 아닌 국내 유통업체들은 대놓고 광고를 못하는 상황에서 소극적인 마케팅으로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스타디움, 사진 = 뉴시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6일 오전 지상파 3사에서 동시 방송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은 KBS 1TV가 10.5%를 기록했고, 이어 MBC가 5.3%, SBS는 4.3%를 기록했다.

앞서 2012년에 열린 런던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은 KBS 1TV 7.2%, SBS 4.2%, MBC 2.6%로 모두 합해 14.0%로 지난 올림픽보다는 높은 시청률이다. 그러나 높아진 시청률에 비해 시민들은 이번 올림픽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다.

리우올림픽 축구 경기를 시청한 김 모씨는 “새벽 4시에 경기가 진행되다 보니 마땅히 시켜먹을 음식도 없고, 주말이니깐 그나마 봤지만 평일에 이뤄지는 경기는 시청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리우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시간이 주로 새벽 4시나 5시 등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주말이 아닌 평일에는 경기를 시청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이번 올림픽에서 특별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 올림픽 특수로 기대되는 치킨 프렌차이즈를 비롯해 주류업계도 올해는 조용한 분위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은 시차가 많이 나다보니 특별한 프로모션을 잡지 않았다”며 “올림픽 특수보다는 폭염에 의한 열대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마케팅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편의점과 홈쇼핑 업계가 이번 올림픽으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편의점의 경우 24시간 영업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새벽에도 매출이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카드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기간 동안 각종 음식업과 유통업 등 12개 업종에서 자사 카드 이용 건수를 조사한 결과,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가장 증가율이 높은 업종은 편의점으로 나타났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기간에 편의점 이용 건수는 전년보다 70% 가까이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기간에도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또한 홈쇼핑업계도 올림픽과 같은 행사가 진행되면 시청률 상승과 재핑 효과(의도하지 않은 방송 시청)로 인해 매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 7일 한국과 독일의 경기 시간대 매출이 평균 대비 두배 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이에 롯데홈쇼핑은 오는 21일까지 심야 시간대 생방송을 오전 2시에서 3시까지 1시간 더 늘린다. 심야 시간대에는 스포츠를 즐겨보는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 레저상품과 젊은 시청자들을 위한 이미용품 위주의 상품을 편성했다. 현대홈쇼핑도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속옷과 셔츠 등의 상품을 기존대비 17% 늘리고, 야식 편성도 확대한다.

CJ오쇼핑은 8일부터 일주일 동안 오전 4시부터 6시까지 생방송 프로그램 ‘파이팅 코리아’를 진행해 경기 시간을 집중 공략한다. GS홈쇼핑 역시 남성 고객 증가에 맞춰 새벽시간에 스포츠 브랜드와 디지털기기, 가전 등을 편성했다.

올림픽 특수에도 ‘올림픽’ 용어 사용 못하는 유통업계

 

 ▲ 코카콜라

기본적으로 올림픽이란 용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올림픽 공식 파트너(TOP‧The Olympic Partner)가 되어야만 한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가 지정한 공식 올림픽 후원사가 되려면 기업당 평균 1000억원을 내야 해 일각에서는 올림픽이 상업적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올림픽 공식 파트너가 되면 브랜드를 알리는데 충실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기업들은 올림픽에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리우올림픽에는 11개 기업이 TOP로 나섰는데, 삼성전자를 비롯해 유통업계에서는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등이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이에 공식 후원사인 맥도날드는 올림픽 기회를 살려 특수를 노리고 있다. 올림픽 기념 메뉴인 리우 1955 버거를 선보인데 이어 올림픽 경기가 대부분 심야 시간대에 펼쳐지는 것을 감안해, 24시간 배달 주문이 가능한 자사의 맥딜리버리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코카-콜라사도 2016 리우 올림픽을 기념해 한정판으로 만든 ‘코카콜라 골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금메달’의 순간 담은 올림픽 TV 광고를 일찌감치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공식 후원사가 아닌 곳들은 ‘올림픽’이란 명칭을 공식적으로 쓸 수 없다 보니 ‘대한민국 선수 응원’, ‘금메달’ 등 올림픽을 연상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해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일명 앰부시(Ambush) 마케팅인데, 이런 움직임에도 유통업계는 이번 올림픽에서 특수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올림픽이란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다보니 올림픽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아쉽다”며 “올해는 올림픽에 맞춰 제품을 선보이거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업체들도 많이 줄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4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김성수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