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노란우산공제 관리부실 ‘어이없다’
[데스크칼럼] 노란우산공제 관리부실 ‘어이없다’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6.08.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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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한상오 기자 = 중소기업 중앙회가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한 후 폐업한 소기업, 소상공인에게 공제금을 찾아주기에 나섰지만 중기청의 감사에 따른 처분요구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한상오 부국장

노란우산공제는 일종의 자영업자를 위한 퇴직금이다. 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폐업 등으로 생계가 곤란할 때를 대비해 생활안정 자금을 위한 공제제도다. 이 돈은 압류로부터 보호되기 때문에 사업실패 등의 위기가 닥쳤을 때 유용한 생활자금이 된다.

중기중앙회가 뜬금없이 공제금을 찾아주겠다고 나선 이유는 최근 중기청의 감사에서 지적됐기 때문이다. 감사보고서와 처분요구서를 따져보면 지난해 7월 기준 노란우산공제 가입기업 중 폐업한 업장은 2만2947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가입기업 50만8415개의 4.5%에 달한다.

하지만 중기중앙회는 이들 폐업기업에게 지급해야 할 공제금 1572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지적을 받았다. 중앙회는 중소기업 협동조합법 제118조 등에 따라 폐업한 사업주에게 공제금을 지급해야 한다. 중앙회가 폐업 현황을 파악하고 해당 사업주에게 공제금 지급관련 사항을 안내했어야 한다.

그러나 중기중앙회는 이들 폐업한 사업주가 폐업 후 납부한 공제금 588억 원도 받아 챙겼다. 공제금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공제부금을 낸 것이다. 이들이 폐업 전후를 포함해 노란우산공제 부금으로 낸 금액은 총 1484억 원으로 중앙회는 폐업한 사업주에게 그간 받아온 공제부금에 부금이자까지 계산해 지급해야 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중앙회는 공제금 지급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고 밝혔지만 신용정보회사가 폐업 여부, 폐업 일자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점을 고려하면 변명으로 밖에 안 들린다.

중기중앙회의 노란우산공제 부실 운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앙회가 12개월 이상 연체자에 대해 계약을 해지하고 그동안 납부된 공제부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사업을 시작한지 7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란우산공제 사업 관련 조직의 운영도 엉망이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13개 지역본부와 5개 지부로 나뉘어 있는 사업조직은 불합리한 임금 수준과 인건비 체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 원성을 사고 있다.

중기청은 감사를 통해 이 조직의 인건비와 운용비의 예산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지역본부와 지부는 중소기업 공제기금, 노란우산공제 사업 등을 영위하는데 주 업무는 공통적으로 주어지지만 전국 각지에 위치한 지역본부의 경우 업무내용이나 량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모든 지역본부는 공제기금에서 40%, 노란우산공제에서 20%를 받는 형태로 편성됐다. 이를 두고 실제 업무 내용이나 업무량과 구체적인 연관성이 없이 인건비와 운영비의 예산기준이 정해진 것 아니냐는 게 중기청 판단이다.

노란우산공제로부터 받는 예산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심도 불러일으킨다. 중기중앙회는 노란우산공제 대부분의 업무를 본부(중앙)나 콜센터에서 처리하고 있다. 지역본부와 지부의 노란우산공제 사업 업무는 상담사 모집 및 관리가 유일하다.

노란우산공제의 자금이 불합리하게 쓰일 경우 관련 피해는 소기업 및 소상공인에게 전가된다. 노란우산공제 가입자가 매월 내는 납입부금으로 사업비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이달 기준 가입자는 80만 명에 달한다.

중기중앙회는 30만개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1962년 설립된 경제단체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노란우산공제는 현재 부금 5조3000억 원이 조성됐으며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원금과 이자를 100% 적립하고 외부회계감사를 하고 있다.

오랜 시간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해온 중기중앙회가 일정부분 매너리즘에 빠졌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공제부금은 하루하루 힘들게 일하면서 가족의 생계와 재기자금으로 모은 피 같은 자금이다. 갖가지 어려움에서 힘들게 버텨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가장 어렵게 대해야 할 조직이 중기중앙회다.    


한상오 기자 hanso110@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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