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비리 수사 앞두고 숨진 이인원… 왜?
롯데그룹 경영비리 수사 앞두고 숨진 이인원… 왜?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08.2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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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최근 검찰은 롯데 그룹 내 계열사 간의 비자금 조성 관련 비리를 확인하기 위해 故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었으나 26일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횡령 등의 혐의로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의 피의자로 소환될 예정이었다.

앞서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그룹 내 계열사 간 자산·지분 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배임 의혹을 중심으로 비자금 조성 등 경영비리 전반을 확인할 계획이었다. 

검찰 측은 이 부회장이 그룹 내 알짜 자산을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로 헐값에 이전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배임 혐의가 있는 것으로 봤다. 또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이 매년 계열사로부터 300억원대 급여·배당금을 받는데도 역할을 한 게 아닌지 조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에 검찰의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지금까지 고수해온 수사 일정과 계획, 전략의 전면적인 수정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인원 부회장의 사망은 롯데그룹 지키기?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도와 롯데쇼핑의 사세를 확장하는데 공을 세우며 신 총괄회장의 오른팔로서 총수일가를 보좌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2007년부터 정책본부 부본부장 직책을 맡아 오다, 2011년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과 함께 정책본부장을 맡으며 오너일가를 제외하곤 최고의 직위에 올랐다.

작년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형제의 난’이 터졌을 때도 이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 편에 서서 사태를 마무리 짓는 데도 일조하며 그룹 내 2인자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20년 넘게 그룹의 중심에서 근무를 해오며 90여 계열사의 경영을 총괄하는 등 자금관리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 측은 오너 일가의 수사와 함께 전문경영인인 이 부회장을 소환해 세금 탈루와 3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에 정책본부의 개입이 있던 것으로 보고 수사할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과거 이건희 회장이 이끌던 삼성그룹에서 오랫동안 2인자로 불려온 이학수 전 부회장과 많은 부분에서 비교되고 있다. 이학수 전 부회장도 회장 비서실장과 전략기획실장을 지내며 그룹 내 2인자로 자리를 잡으며 삼성그룹의 경연전반에서 활동해왔다.

이후 최지성 부회장이 이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현재까지도 영향력만큼은 이 전 부회장이 크다는 게 재계의 의견이다.

특히 이 전 부회장은 2008년 삼성그룹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특검을 받을 당시 검찰 소환조사에서 모든 죄를 인정하고 책임을 떠안으며, 이건희 회장 등 총수일가의 사법처리를 막을 수 있도록 방패막이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후 이 전 부회장은 2009년 징역2년6개월과 집행유예 5년의 유죄판결을 받았고 이듬해 광복절 사면을 받고 풀려났다.

이에 롯데그룹의 이인원 부회장도 과거 이학수 전 부회장처럼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해 자신이 희생을 택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A4용지 4매 분량의 유서에서 롯데 임직원들에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라며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는 내용을 남겨 롯데그룹에 대한 아낌없는 지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이인원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살림살이와 핵심사업을 관장하며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해 계열사에서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조정해왔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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